[우보세]알테오젠의 배당

[우보세]알테오젠의 배당

김도윤 기자
2026.02.09 05:22

[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사진=정기종 기자
전태연 알테오젠 대표. /사진=정기종 기자

알테오젠(354,500원 ▼26,500 -6.96%)이 현금배당을 검토한다. 올해 이사회에서 비과세배당(감액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성장의 과실을 주주와 함께 나누려는 행보다. 박순재 이사회 의장과 전태연 대표 등 알테오젠 경영진의 의지를 반영했다.

우리 증시에서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의 배당이라니, 생소하다. 그동안 수많은 바이오 기업이 기술특례로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이들은 혁신 신약을 개발하겠다며 투자자를 끌어모았다. 성과는 미미했다. 다수 기업이 주주들 자금만 끌어다 쓰고 문을 닫았다. 상장폐지로 투자자를 울린 바이오 기업도 많다. 주식 투자자 사이에서 '바이오는 다 사기꾼'이란 토로가 팽배했다.

알테오젠은 바이오가 사기가 아니란 증거다. 정맥주사(IV)를 피하주사(SC)로 전환하는 신약 플랫폼 기술로 글로벌 시장에서 역량을 인정받았다. 전 세계 매출 1위 항암제인 '키트루다'를 피하주사 제형으로 바꾼 '키트루다 큐렉스'(Keytruda Qlex)로 확실한 캐시카우(수익창출원)를 확보했다. K-바이오의 쾌거다.

알테오젠의 배당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바이오 기업이 신약으로 수익을 창출하고 그 결실을 주주와 공유한단 점에서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의 존재 이유를 증명했다. 자본시장과 함께 성장한 바이오 기업의 모범사례로 손색이 없다. 앞으로 제2, 제3의 알테오젠이 나오면 K-바이오의 토대는 더 탄탄해질 수밖에 없다.

코스닥 바이오 기업은 올해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개정으로 올해부터 매출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을 강화했다. 지난해까지 연간 매출액이 30억원 미만이면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는데, 올해(감사보고서 제출 시점 기준 2027년)는 50억원으로 상향한다. 내년은 75억원, 2028년부터 100억원이다.

매출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 강화는 바이오 기업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아직 매출 기반을 확보하지 못한 바이오 기업이 한둘이 아니다. 매출액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건강기능식품이나 화장품 등 사업을 병행하는 바이오 기업도 적지 않다. 강화된 매출액 요건 때문에 본업인 신약 연구에 집중하기 어렵단 산업 현장의 우려도 크다.

다른 시각으로 보면 코스닥 시장 상장 규정 개정은 바이오에 기회이기도 하다. 올해 실적을 반영한 감사보고서를 제출하는 내년부터 시가총액 600억원이 넘으면 매출액 기준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을 면제한다. 즉 시총 600억원 이상을 유지하면 매출이 아예 없어도 괜찮단 의미다. 시총 600억원은 당장 사업화 성과가 없더라도 신약 연구에 성실하게 임하며 시장과 활발하게 소통하면 충분히 지킬 수 있는 기준이란 평가가 우세하다.

K-바이오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간 기술수출 계약 합산금액 20조원을 돌파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1,530,000원 ▼76,000 -4.73%)셀트리온(201,500원 ▼4,500 -2.18%)이 탄탄한 이익창출능력으로 쌓은 토대 위에 알테오젠과 에이비엘바이오(171,600원 ▼8,500 -4.72%)를 비롯한 신약 개발 바이오 기업이 힘을 보태며 K-바이오의 글로벌 위상을 높였다. 거기다 알테오젠은 신약 개발 바이오의 배당이란 의미 있는 첫발을 뗐다. K-바이오에 대한 글로벌 자본시장의 신뢰가 두터워지는 트리거(방아쇠)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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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윤 기자

미래 먹거리 바이오 산업을 취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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