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주말에는 좋은 가을날의 산행을 했다. 붉게 물들은 산에서 구름 몇 점 떠도는 파란 하늘을 바라보며, 짙푸른 빛깔의 맑은 산골짝 물에서 졸졸 소리 듣는 것은 가을에만 맛볼 수 있는 정취이었다. 또한 선선한 공기와 엷게 스쳐가는 가을바람은 나를 은근히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에 빠지게 했다. 더구나 곁에는 막걸리도 한통 있으니 이만한 만족을 어디서 찾을까 싶다. 실로 이러한 가을 날 오후는 살랑거리는 봄바람 속의 따사로운 봄볕 같이 필자에게 여러 즐거움을 안겨준다.
그러나 이러한 만끽도 잠시, 현실로 돌아와 주 업무인 기업실적과 경제수치를 챙기다 보면 마음이 무겁기 그지없다. 상반기 상장기업들의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나 줄었고, 올해 3분기 성장률 1.6%로 떨어진 점에서 보듯 우리 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현재이후 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는 우리 경제가 그간 겪어보지 못했던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가랑비에 옷 젖듯 야금야금 둔화되는 경기추이가 빠른 시일 내 반전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내년에 구조조정이 몰아닥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지 않다.
걱정이 태산인 것은 세계교역증가가 둔화되는 가운데,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이 환율전쟁을 야기 시키면서 자국 화폐가치를 절하시키고 때문이다. 부연하면 우리 경제를 먹여 살리는 수출에서 큰 장애가 발생한 것인데, 우선 세계교역이 세계경기 침체로 인해 둔화되고 있다. 물론 세계교역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도 있다. IMF에 따르면 세계교역 증가율은 올해 3.2%에서 내년에는 4.5%로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4.5%를 1990년 이후 올해까지 평균 교역증가율 6.1%와 비교하면 그 수준은 절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특히 1990년 이후 세계교역증가율이 4.5% 이하였던 5번을 제외하면 평균 세계교역증가율은 8.1% 이었다. 이러한 점에서 보면 내년에 세계교역증가율이 회복되어도 우리 경제에 도움 될 수준이진 않은 것 같다. 특히 9월까지 우리 수출증가율 누계가 -0.3%인 점을 감안하면 4.5% 증가는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을 듯싶다.
이처럼 수출여건이 어려운 가운데 원화환율이 빠르게 절상되고 있다. 기업으로서는 사면초가에 몰린 셈인데, 8월 말 1134원이었던 원/달러가 근간에는 1090원 내외로 까지 절상되었다. 이 속도는 동일기간 다른 국가의 환율절상 보다 월등하게 빠른데, 문제는 현재와 같이 내버려 둔다면 원화절상이 더 이어질 것이란 점이다. 미국 등 선진국이 자국의 내수로는 자국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어렵기에, 수출에서 자국경기 회복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선진국들의 수출이 충분히 늘어날 때까지 선진국들은 돈을 풀어 자국 화폐가치를 낮추려할 것 같다.
이렇게 되면 채산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그간 밀어내기 식 수출로 버텼던 우리 기업들이 한계를 맞게 될 것이다. 그 결과 기업들은 불가피하게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다. 때문에 우리 당국도 선진국처럼 환율에 대해 대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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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원화절상을 용인하여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원화가 절상되면 수입물가가 떨어져 물가안정에 도움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가안정은 수입물가 하락 만에서 기인하지 않는다. 이때의 물가안정은 경기위축으로 인한 수요둔화에서 기인하는 점도 고려하여야 한다. 즉 수출업체의 수익성 악화는 결국 가계수입 증가둔화로 이어지는데, 이렇게 되면 가계지출이 둔화(수요둔화)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물가가 안정되는 점도 큰데, 이 과정에서는 내수업체가 타격을 입게 된다. 정리하면 원화절상으로 인한 물가안정의 긍정적인 점과 경기위축의 부정적인 면을 세세히 따져 환율정책이 세워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