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공매도 허용을 환영하기에 충분한 이유있다

[MT시평]공매도 허용을 환영하기에 충분한 이유있다

신종국 기자
2013.11.22 06:00

재무학 최고 학술지 최근호…"공매도, 주가에 부정적 영향 없다"

/ (사진= 이동훈 기자)
/ (사진= 이동훈 기자)

지난주 금융당국이 2008년에 금지한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5년만에 허용했다. 공매도란 주가가 현재보다 하락할 경우에 이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전략으로, 소유하지 않는 주식을 빌려서 현재 가격에 팔았다가 나중에 다시 사서 갚는 것을 말한다.

그런데 대세 하락기에 공매도를 허용할 경우 투자가들이 주가의 추가 하락을 예측하고 주식을 빌려 매도하게 되어 주가를 더욱 떨어뜨릴 수 있고, 급속한 주가하락으로 인해 공포에 사로잡힌 일반 투자가들은 투매에 나설 수 있으며, 최악의 경우 주식 시장이 공황에 빠질 수도 있다. 2008년 공매도 금지는 이러한 시나리오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였다.

공매도를 금지하는 또 다른 이유로는, 일반 투자가들과 정보를 가진 투자가들 사이의 정보 비대칭(information asymmetry)이 증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정보를 가진 투자가들은 전망이 나쁜 주식을 매도하려 할 것이고, 전망이 좋은 주식만 보유/구매하려 할텐데, 공매도가 허용될 경우 팔자 주문에는 전망이 나쁜 주식에 관한 정보를 가진 투자가들의 공매도가 상당히 포함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정보 비대칭이 심각할 경우, 일반 투자가들은 이러한 역선택(adverse selection)을 회피하기 위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가게 되고, 극단적인 경우 주식시장에 거래가 실종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하면 애초에 정보의 비대칭이 심각한 상황에서 공매도가 허용될 경우 오히려 거래가 더 줄어 들고 주식 시장의 효율성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런 정보비대칭의 문제는 2001년 노벨경제학 수상자인 UC Berkeley대학의 애컬로프(Akerlof) 교수의 레몬(lemon) 시장 문제와 같다.

반면, 공매도를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공매도가 허용될 경우 모든 투자가들의 의견이 보다 빨리 주가에 반영될 수 있으며, 유동성 공급으로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져서 주식시장의 효율성이 향상된다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흥미로운 연구 (The Effects of Stock Lending on Security Prices: An Experiment)가 재무학 최고의 학술지인 Journal of Finance (2013년 10월호)에 실렸다. 이 연구는 공매도에 대한 기존의 연구가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일치를 보지 못한 이유는 공매도의 실증 연구에 사용된 지표에 내생성(endogeneity; 쉽게 설명하면 통계분석에 사용된 설명변수에 오류가 있어 분석결과에 문제가 있다는 의미)의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즉, 공매도 연구에는 공매도 비용이나 공매도 잔고 등의 지표가 사용되는데, 이들은 주식시장에서 수요-공급에 의해 내생적으로(endogenously) 결정되므로 이러한 지표를 사용한 연구들은 결과 해석에 어려움이 있기 마련이다.

이 연구는 이러한 내생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익명의 펀드매니저를 설득하여 무작위 대조군 실험을 디자인했다. 이 실험은 일부 무작위로 선택된 종목을 공매도 대차 목록에서 제외하여, 외생적으로(exogenously) 주식의 공급을 감소시키고 공매도를 제한하였다. 실험에 사용된 잠재적 공매도 대차 규모는 해당 종목의 평균 일일 거래량의 2배를 넘고, 평균 기관 보유량의 4~7%에 해당하는 제법 큰 규모였다.

이 연구는 실험군(공매도 대차 목록 제외)과 대조군(공매도 허용)의 주가를 비교하여 공매도 금지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봤는데, 결과는 놀랍게도 공매도가 허용된 주식과 그렇지 않은 주식의 주가 변동률(returns)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가 변동성(volatility)이나 매수매도 호가(bid-ask spreads)에도 큰 영향을 찾을 수 없었다.

2008년 19개 금융 주식에 대한 일시적인 공매도를 금지한 미국의 조치에 대한 브리스(Bris) 교수의 연구 (Short Selling Activity in Financial Stocks and the SEC July 15th Emergency Order, 2008)에서도, 공매도 금지 조치가 주가를 부양하는데 성공한 증거를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렇게 볼 때, 공매도 허용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하겠다. 반면, 공매도의 허용이 주식시장의 효율성을 향상시킨다는 것은 그간의 많은 실증 연구에 의해 확인된 바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주 공매도 허용 직후, 종합지수와 금융업지수의 움직임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하니 위 연구 결과를 재확인 시켜준 셈이다. 공매도 허용을 환영하기에 충분한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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