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진핑-리커창 체제 등장 이후 중국 경제산업정책의 핵심이 신(新)도시화로 모이고 있다. 아직 정부의 로드맵이 공식 발표되지 않았지만 중국의 신도시화 정책은 앞으로 제도,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등 3가지 차원에서 추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제도개혁의 핵심정책으로는 토지개혁, 소득분배와 호적제도 개혁, 사회보장 강화 등이 있는데, 여기서 건축엔지니어링, 건자재, 소비재, 의료, 의약부문의 기회가 커지고 상업부동산, 소매유통에서도 시장이 확대될 것이다. 하드웨어 핵심정책에는 기반시설, 스마트시티, 녹색도시가 포함되는데, 시멘트 수요가 늘어나겠고 ITS, ICT, 에너지절감 등의 분야에서 전에 없던 수요가 팽창할 것이다. 소프트웨어 부분에서는 문화, 미디어, 전자정부, 유통, 외식 시장이 커질 것이다.
현재 중국정부가 구상 중인 신도시화는 과거의 도시화와는 분명히 차별되는 부분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해 대도시(城市)에 과도하게 집중된 산업시설과 농촌의 비농업인구와 유휴인력을 대도시와 농촌의 중간지대인 성진(城鎭)으로 이전 또는 이동시키는 전략이 과거와 다른 점이며 이것이 중국정부의 향후 정책복안인 듯하다. 이 과정에서 산업은 일정한 재편 내지는 업그레이드 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신도시화의 시장기회는 인구이동과 산업전환이란 측면에서 접근해볼 수 있다.
우선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수요특성을 예측해보자. 2012년 기준으로 통계상의 도시인구는 약 6억9000만명(51.3%)이고 농촌인구는 약 6억6000만명(48.7%)이다. 도시인구는 대개 이런 패턴의 재편 과정을 겪을 것이다. 즉 도시호적(戶口)을 가지고 있는 4억8000만명 가운데 약 4억명 가량은 계속 대도시에 거주하면서 더욱 지능화하고 정교화된 생활패턴을 보일 전망인데 여기서 스마트시티, 교통, 환경관련 산업이 주류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현재 도시호적인구 가운데 나머지 8000만명과 도시 및 인근지역에 거주하는 농민공(農民工)들은 기존 대도시 인근의 새로운 중소도시(城鎭)로 이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은 현재의 유동인구가 앞으로 도시민화하는 계층인데 부동산, 교육, 의료, 문화 등 중산층 수요 측면의 시장을 형성할 것이다. 현재 농촌거주인구 가운데 약 1억명 이상도 새롭게 도시로 편입될 전망인데 이들은 의식주 기초수요와 함께 종래 누리지 못했던 문화오락 신규수요가 생겨나 소비재, 유통, 요식 분야의 소비특성이 확대될 것이다.
하지만 이상과 같은 전망은 중국이 신도시화를 추진하면서 예상되는 수요 전반을 포괄한 것으로 과연 한국기업이 진입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은 별개의 문제이다. 즉 중국은 아직 시장이 미개방된 분야가 많기 때문에 위에서 언급한 수요는 상당부분 중국기업들의 차지가 될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면 전례없이 확장될 분야인 건축 및 통신시장의 경우 아직은 외국기업들에게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참여를 허용하고 있을 뿐이다.
우리가 현재 협상이 진행 중인 한중 FTA에서 중국 측의 시장개방을 충분히 얻어낸다면 상황이 달라지겠지만 현재로서는 한국기업의 시장이 제한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기업들로서는 1차 시장수요보다는 제한된 범위나마 당장 진입이 가능한 2차 수요부터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이다. 교통인프라 분야에서 도로 혹은 철도건설 프로젝트 참여보다는 여기에 수반되는 스크린도어 등이 2차 수요인데 이 부분은 우리가 기술 및 경험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건설건축분야의 2차 수요로는 건자재, 인테리어 등이 있으며 환경에너지의 경우 대규모 프로젝트 수주 보다는 절전형 제품, 고체폐기물 및 폐수처리설비가 유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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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도 2차 수요는 개별 품목 또는 설비시장 그 자체는 크지 않지만 중국 전역을 감안할 경우 무한한 잠재력을 기대해볼 수 있다. 최근 매년 20% 이상 급성장 중인 도시공간의 보안제품 시장, 스마트시티 프로젝트에 소요되는 ITS, 전자정부 설비는 우리 기업들이 얼마든지 도전해볼 수 있다. 2차 수요에 진입하더라도 반드시 지켜야할 법칙 몇 가지가 있다.
첫째, 중국의 중앙은 물론 지방정부의 관련 법령 및 규정이 수시로 개정되고 있어 이에 대한 모니터링을 철저히 해야 한다. 둘째, 중국은 이제 막 새 지도부가 들어섰고 각 지방에서는 새로운 시스템이 자리잡아가고 있다. 신도시화 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중앙보다는 지방정부와의 관계 강화가 필수적이어서 이들과의 GR(government relations) 즉 대정부 관계를 잘해야만 성공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이제 중국에선 사회적 책임(CSR)을 소홀한 기업은 내수시장 진입 자체가 사실상 불가능해지고 있어 현지화 경영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한국기업들은 오랫동안 중국을 시장이 아닌 생산기지로 활용해왔기 때문에 서둘러 현지화 경영 채비를 갖추어야 한다. 인력자원의 현지화, 경영관리방식의 현지화, 부가가치활동의 현지화, 의사결정권한의 현지화 등을 통해 '중국기업'으로 거듭나야만 신도시화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 정부 차원의 노력도 있다. 기업들이 신도시화라는 내수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중국 측의 투자, 서비스분야 추가개방을 이끌어내야만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중 FTA 협상 테이블에서 중국의 양허를 얼마나 받아내느냐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