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거 중국의 산하제한정책은 '만혼만육 소생우생'(晩婚晩育 少生優生)이란 말로 통했다. "늦게 결혼하고 늦게 낳자. 적게 낳아 잘 기르자"는 뜻이다. 이렇게 점잖은 표현만 있었을까.
'핏물이 강을 이룰지라도 초과 출산은 허락할 수 없다', '더 낳으면 온 마을 남자들을 묶어버린다' 등 지역에 따라선 이런 살벌한 구호가 등장하기도 했다. 어쩌다 둘째 아이를 본 군 장교는 사병으로 강등돼 귀향 조치되기도 했다. 중국의 중장년 세대 중에는 산하제한정책을 문화대혁명 못지않은 광풍으로 기억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중국이 지난해 11월 공산당 18기 3중전회에서 부부 가운데 한 명이 독자이면 두 자녀까지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은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때마침 작가 모옌(59)은 산하제한정책의 갈등과 비극을 그려낸 작품 '개구리'로 중국인 최초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가 되기도 했다. 그 자신도 외동딸을 키웠지만 산하제한정책은 나쁜 정책이라며, 가능했다면 둘째, 셋째 자식까지 낳았을 것이라고 말한다.
중국이 정책을 완화한 것은 30년 이상 지속된 한 가구 한 자녀 정책으로 성비 균형이 깨지고 고령화가 심각한 수준에 달했기 때문이다. 출생신고를 하지 못해 학교도 못 가고 병원도 갈 수 없는 수많은 '검은 아이'(黑孩子)들도 극단적 산하제한정책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앞으로 중국은 어떻게 변할까? 단순 추측보다는 몇 가지 본질적인 부분들을 따져보자. 우선 가임부부들이 실제로 둘째아이를 낳으려 할까? 지난해 인민일보의 인터넷 설문조사에서는 산하제한 완화정책에 대해 76.1%의 높은 지지율이 나왔다. 비슷한 시기 상하이시 통계국의 여론조사에서도 "자식을 둘 갖겠다"는 대답(67.1%)이 독생자녀 선호도(28.6%)를 크게 웃돌았다. 응답 이유를 보면, 더 낳겠다는 경우는 "독자는 외로우니까" "가계 소득이 늘어서" 등이다. 반면 계속 하나만 키우겠다는 부부들은 고민이 깊다. 둘이면 양육비가 두 배까지는 아니라도 더 들어가는데 앞으로 가계 수입 증가분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생긴다.
아이를 누가 키울 것인지도 간단치 않다. 상하이와 베이징 등지에선 둘을 키우려면 평균 8천 위안 이상 들어가는데 집 장만을 위해 결혼 시기도 미루는 마당에 선뜻 둘째를 낳을 수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 맞벌이인 중국 가정에서 이미 첫째를 키우고 있는 부모에게 또 부탁하기도 어렵다. 결국 아이들에게 시간과 정성을 쏟기 위해 부부 중 한 사람은 급여가 적은 여유로운 일자리를 알아봐야 한다. 중국 언론들이 전하는 현실의 고민은 이렇게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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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차원의 문제점도 있다. 광둥성 선전에선 신생아 증가율이 매년 10%대인데 병원과 보육시설, 주택공급은 지지부진하다. 교육시설, 공공서비스를 포함한 이른바 '민생 SOC'의 확충이 없다면 새로운 인구정책은 모래성이 될 수도 있다. 각 지방별로 2자녀 허용확대 조치의 시행시기가 다른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인구정책이 완화됐다지만 인구가 당장 크게 획기적으로 증가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고령화 해소와 성비 불균형 개선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다.
하지만 소비확대 효과는 충분히 기대된다. 소시에테 제네랄(SG)과 메릴린치 등의 권위 있는 분석 보고서들은 2자녀 허용정책이 전국적으로 전면 시행되면 한 해 2~3백만 명의 아이가 더 태어날 것이라는데 거의 일치한다. 이는 일본과 미국에서 한 해 태어나는 전체 인구의 각각 2배와 절반 규모나 된다. 앞으로 중국의 출생자 수는 한해 거의 2천만 명이 될 것이란 얘기다.
1983년 10%에 그쳤던 중국의 가계 저축률은 지난해 50%를 넘어섰다. 출산율이 떨어지면 저축률이 상승하고 소비가 위축된다는 실증연구 결과는 경제학계의 정설이 되다시피 했다. 앞으로 출산율이 올라가면 중장기적으로 저축률이 40% 초반까지 내려가면서 소비가 활성화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Coeurdacier and Jin, 2014) 기저귀, 분유, 완구 등 영유아산업이 전에 없던 큰 호황을 누리고 이는 시차를 두고 문구, 학생용품, 레저, 자동차, 부동산 등으로 확대될 것이다. 다만 인구정책은 앞으로 계속 조정될 것으로 보여 그에 따른 사회경제적 변화를 지속적으로 관찰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