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고용률 70% 달성과 여성의 역할

[MT시평]고용률 70% 달성과 여성의 역할

박종구 기자
2014.03.19 05:15

고용률 70% 달성은 한국 경제가 선진국에 진입하기 위한 선행 조건이다. 정부도 최근 경제 혁신 3개년 계획에서 2017년까지 청년·여성 일자리를 160만개 신규 창출하겠다고 발표했다.

2012년 여성 경제활동률은 54.9%로 스위스 76.7%, 캐나다 74.2%, 호주 70.5%는 말할 것도 없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61.8%보다 낮다. 대졸 여성은 62.1%로 OECD 평균 82.6%에 크게 떨어진다. 지난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1.19명으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여성의 적극적 경제활동이야말로 저성장시대에 접어든 우리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아닐 수 없다.

여성 고용 활성화는 무엇보다도 경력단절여성의 고용 기회를 확대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 경단여성은 전체 기혼 여성의 20.1%인 195만 명에 달한다. 여성 경제활동은 결혼 및 출산 등으로 30대에 낮아졌다가 40대부터 다시 증가하는 M자형 그래프를 보여준다. 따라서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 여성가족부 등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경단여성이 재취업을 희망하고 있다. 재취업 시 적정한 수입과 유연한 근무시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난다. 그러나 영세사업장 취업비율이 무려 40%대에 달하고 있다. 제조업이나 사무직 재취업 비율은 떨어지는 반면 서비스·판매직 비율이 크게 늘어난다. 한마디로 경력단절에서 오는 손실이 너무 크다.

따라서 경단여성의 재취업 지원 같은 사후적 대책보다 임신·출산에 따른 경력단절이 발생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사전 예방이 더 중요하다. 부모육아휴직 제도가 본격 시행된 이후 고용률이 대폭 상승한 핀란드, 노르웨이, 스웨덴의 경험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유럽에서 널리 채택하고 있는 아버지 육아휴직 할당제는 육아휴직 중 임금을 80%까지 지급한다. 스웨덴은 2009년 기준으로 44%가 동 제도에 참여하였다. 이들 나라에서 70%대의 높은 고용률이 구현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2009~13년 기간 중 1조3000억원이 여성 육아휴직 급여로 지원됐다. 그러나 복직한 여성 10명 중 3명이 1년 내에 그만두는 실정이다. 육아휴직을 아직도 '그림의 떡'으로 생각하는 워킹맘이 적지 않다.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데는 기업의 인식 부족이 한 몫을 하고 있다. 따라서 시행률이 낮은 기업에는 벌금 등을 부과하여 제도 시행을 촉진하고, 휴직 가능기간도 점진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에 높은 사회적 가치를 부여하는 풍토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로라 타이슨 미국 버클리대 교수에 따르면 일본 직장여성은 결혼 후 약 30% 정도가 직장에 복귀하는 반면 스웨덴,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국가는 그 비율이 60~70%에 달한다고 한다. 골드만삭스는 일본 여성 취업률이 남성과 비슷한 수준이 되면 노동인구가 800만 명 늘어난다고 주장한다.

경단여성의 1.4%만이 직업교육의 혜택을 받고 있다. 경단여성의 근로소득 손실분도 약 60조원에 달한다. 맥킨지, 페이스북, 구글 등이 육아휴직 기간 연장, 유연근무제 확대 등 다양한 지원책을 내놓은 것은 여성인력의 우수성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직도 여성의 유리천장은 높다. 2013년 우리나라 여성 임원비율은 1.9%로 일본 1.1%를 제외하고는 바닥권이다. 노르웨이 36.1%, 스웨덴 27%는 언감생심이고 중국 8.4%, 싱가포르 6.9%, 인도 6.5%에도 못 미치고 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에 따르면 미 대기업 여성 임원비율은 18% 선이다. 최근 한 언론기관 조사에 따르면 여성 임원 할당제가 필요하냐는 설문에 여성은 74.4%, 남성은 38.3%가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아직은 남녀 간 인식의 갭이 큰 편이다. 고위공무원 여성비율 4.4%, 4급 이상 관리자 비율 9.3%는 유리천장의 심각성을 잘 보여준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노동현장의 성차별이 2030년까지 사라지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1.2% 증가한다고 발표했다. 여성 고용 활성화가 시급하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평화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