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 국회에서는 보험설계사, 퀵배달원, 택배기사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이 논의중이다. 이와 더불어 이들에 대한 고용보험 가입의무화 법안이 추가로 발의되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다.
이러한 논의는 사회적 약자인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보호를 제도적으로 확대하는 점에서는 공감할 만하다. 그러나 그 보호 법안이 해당직종 종사자의 업무실태를 정확히 고려하지 않고 정책목표라는 틀에 갇혀 획일적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의하면 특수형태근로종사자를 '근로자와 유사하게 노무를 제공하지만 근로기준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 자'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보험설계사, 퀵배달원, 택배기사 등 6개 해당 직종의 업무특성에 크게 차이가 있다는 것이 문제다.
특히 보험설계사는 상시적인 노무제공을 필요로 하지 않으며, 재량과 역량에 따라 소득의 편차가 크고, 전업부터 부업까지 다양한 유형이 존재하는 등 6개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직군 중 확연하게 다른 업무형태를 지니고 있음에도 동일한 잣대로 보호 방침을 정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더군다나 보험설계사들은 대부분 여성 조직으로 일과 가사를 병행하고 있으며 직업특성상 다양한 보험상품에 이미 가입하고 있거나 보험회사에서 복지차원에서 단체보험에 가입시켜주는 등 2중 3중의 보험에 가입되어 있어 산재보험 가입에 대한 니즈가 많이 떨어진다.
산재보험법 개정으로 2008년부터 보험설계사도 산재보험에 가입 할 수 있는 길이 열렸지만, 보상 수혜율은 0.2%를 밑돌고 가입률도 10%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보험설계사의 산재보험가입 의무화에 무리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러한 보험설계사의 특성을 고려 현행처럼 산재보험 적용 여부는 당사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울러 최근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법안이 입법발의 되었는데 이 역시 보험설계사들의 특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하다.
보험설계사는 고객 발굴, 방문 등 영업활동의 자율성이 높아 개인사업과 병행 가능한 특성이 있다. 또 타 업종으로의 이직하는 것이 아니라 본인 판단 하에 더 높은 모집수수료 등을 제공하는 동종 보험업계로 이동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고용보험은 자발적 실업의 경우 그 수급대상에서 제외되는데 이러한 보험설계사의 구직시장에서의 고용보험 도입은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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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이 의무화되면 오히려 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 도입에 보다 까다로운 잣대를 적용하게 될 것이고 이는 곧 고용보험의 당초 취지인 실업 예방과 고용 촉진이라는 제도 도입의 목적과 정반대로 보험설계사 수를 감소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다.
결과적으로 보험설계사의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법안은 당사자인 보험설계사에게 준조세 성격의 보험료 지출로 인한 실질 소득을 감소시키고 보험가입 필요성에 대한 논란만 가중시키고 있는 것 같다.
오히려 현시점에서 보험설계사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채널의 환경변화 속에서 보험설계사의 입지를 견고히 하고 보다 특화된 채널로 자리매김 할 수 있는 지원책일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보험산업의 근간을 뒤흔드는 금번 산재보험 및 고용보험 가입 의무화 등 특수형태근로종사자 관련 보호법안 개정은 원점에서부터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