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파구 세 모녀의 반지하방, 그리고 주거비 지원제도

송파구 세 모녀의 반지하방, 그리고 주거비 지원제도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2014.07.03 06:56

[기고]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이용만 한성대 부동산학과 교수

우리나라에선 공공임대주택에 들어가면 저렴한 임대료로 안정적인 주거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

그렇지 못한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비싼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해야 한다. 민간임대주택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임대료 부담 때문에 다른 생계비를 줄여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반지하방이나 옥탑방과 같은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으로 내몰리기도 한다. '송파구 세 모녀'의 반지하방 상황도 다르지 않았다.

서구의 역사적 경험을 보면, 주거 빈곤층에 대한 정부지원은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주거비 보조제도를 두 축으로 진행돼 왔다. 국가에 따라서는 전자에 무게중심을 둔 나라도, 후자를 좀 더 중시하는 나라도 있지만, 대개는 양자를 상호 보완적으로 사용해 왔다. 한국은 그 동안 주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에 의해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추진해 왔다.

그런데 '주거급여법'이 2013년 마지막날 국회를 통과했다.

한국에서도 주거비 보조제도가 주거복지정책의 주요 수단으로 등장한 것이다. 올해 10월 이 법이 시행되면 주거 빈곤층은 임대료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그 대상이 일부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되고, 금액도 임대료 수준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되는 방식으로 바뀌게 된다. 현재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라 일정액이 최저생계비 이하 소득계층에게 주거비 명목으로 지급되고 있다.

주거비 보조제도 도입의 장점은 반지하방, 옥탑방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곳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해 최소한의 주거수준을 유지하도록 돕는 것이다.

주거비 보조제도가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기 위해선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 먼저 임대주택 공급확대정책이 주거비 보조제도와 함께 추진돼야 한다. 공공부문에서든 민간부문에서든 임대주택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으면, 주거비 보조제도는 임대료 상승을 유발해 저소득층의 주거비 부담을 실질적으로 낮추지 못할 수 있다. 정부도 이 점을 인식해 공공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는 한편, 여러 가지 조세 및 금융지원을 통해 민간의 임대주택공급을 활성화할 계획이다. 이런 정부의 계획이 실효성을 가질 수 있도록,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제대로 된 지원이 필요하다.

보조금의 부정수급을 잘 통제하는 것도 주거비 보조제도가 성공하기 위한 전제 조건 중의 하나다. 주거비 보조제도는 현금지원 방식이기 때문에 여러 형태로 부정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가짜 임대계약서나 이중 임대계약서로 보조금을 타 내는 것이 그 대표적인 예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주거비 보조제도는 전달체계의 취약점을 보완해 나가면서 점진적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해 나가는 방식이 바람직하다. 정부는 소득인정액이 중위소득 43% 이하인 가구에 대하여 주거비를 보조한다는 계획인데, 그 성과를 보아가면서 지원 대상을 확대하고 지속적으로 개선방안을 강구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물론 이 과정에서 재정부담 능력을 고려해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나 이 법의 모법이라고 할 수 있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개정은 지연되고 있다. '주거급여법'의 시행도 무산되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거급여법'의 시행은 맞춤형 급여체계 개편을 주요내용으로 하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의 국회 통과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마련된 주거비 보조제도인 만큼 치밀한 준비와 보완 대책을 통해 이 제도가 주거복지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가져오길 기대한다. 또 제도 개편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개정 또한 조속히 이뤄지길 바란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김평화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