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1년

[정유신의 China Story]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1년

정유신 기자
2014.09.02 07:16
한국벤처투자(주) 대표, 경제학 박사

<정유신의 China Story>
한국벤처투자(주) 대표, 경제학 박사 <정유신의 China Story>

시진핑정부 개혁·개방의 첫 번째 상징은 지난해 9월 개설된 상하이 자유무역지구다. 세계 곳곳에 위안화 직거래 시장이 열리고 위안화의 빠른 국제화 속도가 화두가 된 가운데 그 헤드쿼터인 상하이 자유무역지구도 1년을 맞았다. 세계 톱의 무역과 금융센터를 목표로 원스톱서비스, 과감한 규제완화, 서비스업 개방 확대를 표방한 상하이 자유무역지구. 기득권 힘이 세져서 2000년대 초 주룽지 총리 때보다 개혁이 만만치 않을 거라는 전망도 있었다. 지난 1년의 성과와 과제를 살펴보자.

첫 번째 성과로는 자유무역지구로의 기업 진출 러시, 즉 기업 진출의 양적 확대를 꼽는다. 공식 통계로 올 3월까지 약 6개월간 상하이 자유무역지구에 진출한 기업은 7492개, 등록하고 아직 설립되지 않은 기업까지 포함하면 1만개 이상으로 이는 과거 20년간 이 지역에 등록된 기업수 전체에 필적한다고 한다. 8월말 현재 이미 1만1000개 이상 기업이 설립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자유무역관리지구 관리법 28조에 근거한 원스톱 서비스와 등록자본금 규제완화가 효과적이었다고 한다. 중국은 외자기업이 중국기업 또는 중국기업이 외자기업에 투자할 때 중앙과 지방정부 모두로부터 허가받는 경우가 많아 사업 애로요인이다. 따라서 원스톱 서비스로 창구를 단일화해주면 그만큼 기업 진출 수요가 늘어난다.

둘째, 중국은 금융의 개방과 규제완화에 대해 다른 업종 대비 보수적이다. 따라서 진출기업으로선 자유무역지구의 금융 개혁·개방도 속도감 면에서 답답할 수 있지만 선제적 행동이익의 가능성은 상당히 높다. 시장에선 대표적 규제완화 조치로 지난 3월 단행된 소액외화예금(300만달러 미만) 금리의 상한규제 철폐와 6월 개설된 자유무역계좌를 얘기한다. 소액 외화예금금리의 자유화는 소액이긴 하지만 대출금리만 자유화돼 있는 다른 중국지역 대비 한발 앞서나간 조치다. 외화예금 수요를 늘려 위안화 거래 활성화에 도움이 됐고, 당국도 긍정적으로 판단해서 7월부턴 상하이 전역으로 확대됐다. 또 동지역 내에서 개설 가능한 자유무역계좌(통칭 FTA계좌)는 국내외 계좌를 통합해서 해외자금 이동과 결제업무를 담당하면서도 경우에 따라선 계정을 이용해 국내외 시장을 분리, 금융위기를 완화할 수 있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금융부문은 제도정비에 시간을 많이 쓰고 있어서 금융기관 진출도 다소 더딘 편이다. 자유무역지구 개설 8개월 만인 지난 5월에야 노무라증권이 외국계로는 처음으로 합작사 설립을 결정했다.

셋째, 금융 이외 서비스업은 어떤가. 시장에선 금융보단 빠르게 진전된다고 평가한다. 예컨대 전신(電信)서비스에서 콜센터 등 4개 대외개방조치, 운수서비스는 국제선박 수송과 관리에 대한 외자 지분규제 완화, 특히 이제껏 중국 접속을 제한한 인터넷부문에서 동지역의 외자진출을 허용함으로써 아마존,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등 초대형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앞으로 중국 전자상거래에선 아마존 등이 어떤 신상품으로 알리바바와 경쟁하는지가 관전포인트다.

반면 기대가 커서인지 기득권 반대 때문에 규제개혁이 늦어서인지 개선할 점이 아직 많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예를 들면 첫째, 양적인 진출 기업수는 엄청 많지만 내용을 뜯어보면 문제가 적지 않다고 한다. 특히 외자기업 설립이 10% 미만에다 중점서비스업종 진출이 많지 않아 중국 정부의 바람과 다소 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 네거티브 방식에 의한 개방이라곤 했지만 여전히 외자규제가 많다. 보험, 증권, 부동산, 미디어 등 지분제한 분야가 무려 200여개다. 이외 자유무역계좌 이용이 위안화로 제한된 것도 외자기업 진출을 늦추는 요인이다.

요컨대 지난 1년은 양적 확대 속에 질적으로 개선과제를 확인한 기간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아무튼 누가 뭐래도 상하이 자유무역지구는 시진핑 개혁모델의 상징이다. 따라서 시진핑정부 남은 9년간 기득권 저항에도 불구하고 개혁 성공을 위한 온갖 정책이 실행될 것으로 본다. 최근 시 주석이 해외순방 때마다 '위안화 직거래 개설'을 선물하는 것도 실은 외자기업 유치를 위한 마케팅의 일환으로 판단된다. 실물과 금융 모두 중국과 더욱 밀접해진 우리로선 앞으로 제도 변화를 보면서 우선 진출업종과 방법을 꼼꼼히 챙겨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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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희 기자

안녕하세요. 편집국 천상희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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