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선박 안전점검, 바꿀 게 없다?

[기자수첩]선박 안전점검, 바꿀 게 없다?

세종=김민우 기자
2014.09.15 07:01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일 세월호 사고 139일만에 복귀해 "세월호 사고의 근본적원인은 안전관리체계 전반의 적폐에 있었다"며 '연안여객선 안전관리 혁신대책'을 발표했다.

해수부는 11월에는 선박구명설비 관련 고시를 개정하고 내년 상반기까지 선박안전점검업체인 '우수사업장 관리·감독 강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러나 정부가 준비중인 '우수사업장 관리·감독 강화방안'에는 선박안전검사의 구조적 모순을 해소하는 핵심 대책이 빠져 있다.

민간업체간의 계약을 통해 선박안전검사가 이뤄지다보니 안전검사를 시행하는 안전점검업체가 '을'의 위치에 놓인다. 검사를 받아야하는 선사가 '고객'으로서'갑'이되는 상황이 세월호 참사와 같은 대형사고로 이어질수 있는데도 이를 바로잡을 방안은 논의되고 있지 않는 것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가 국민 경제에 과도한 간섭을 할 수 없다. 월호 때문에 초가삼간 다 태울 수 없다"고 말했다.

'우수사업장 관리·감독'은 선박안전검사에 대한 최초의 안전핀이자 최종 안전핀이다. 현행 선박안전법에 따르면 모든 선박은 1년에 한 번씩 정부가 지정한 안전검사업체에서 안전점검을 받아야 한다.

선박안전검사를 최종 승인하는 한국선급은 구명뗏목 등 우수사업장에서 안전검사를 승인받은 선박에 대해 탑재 여부만 확인하고 실제 작동여부는 인증서로 대체한다.

서류만으로 점검을 마친다는 의미다. 따라서 우수사업장에서 안전검사만 받으면 1년동안 아무 제제 없이 운항할 수 있다. 세월호 역시 정부가 인증한 사업장에서 검사를 마쳤고 '양호' 판정을 받았지만 사고 당시 작동한 구명뗏목은 46개중 1개에 불과했다.

검사를 받는 선사가 '갑', 검사를 하는 업체는 '을'일 수밖에 없는 구조 속에서 언제든지 세월호와 같은 부실 검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

실제로 세월호 사고이후 검찰조사과정에서 세월호의 구명뗏목 검사를 시행한 한국해양안전설비 대표가 청해진해운 안전관리 담당임원에게 500만원을 건넨 사실이 포착된 바 있다. 당시 검찰은 안전검사 계약에 따른 뇌물 혹은 리베이트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뿐만아니라 사고이후 전국의 31개 선박안전점검업체에 대한 일제조사를 실시한 결과 5개업체가 제대로 검사를 하지 않고도 한 것처럼 속이는 등의 정황이 포착돼 우수사업장지정이 해제됐다.

그럼에도 정부가 준비 중인 '우수사업장 관리·감독 강화 방안'에는 이러한 현실을 바로잡을 대책이 빠져 있는 것이다. 과연 국민의 생명을 책임지는 '안전검사'를 계속 시장 경쟁체제에 맡겨놓겠다는 게 옳은 일일까.

해수부 공무원은 (정부개입으로) 초가삼간을 태우지 않을까 우려한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까지 현실로 겪은 마당에, 남아 있는 초가삼간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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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2013년 머니투데이 입사 *2014~2017 경제부 기자 *2017~2020 정치부 기자 *2020~2021 건설부동산부 기자 *2021~2023 사회부 사건팀장 *2023~현재 산업2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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