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주식이나 펀드의 매도 시점은

[기고]주식이나 펀드의 매도 시점은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2015.02.23 07:30
/사진=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사진=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

"펀드에 가입했더니 6개월 만에 10%를 벌었어요. 지금 파는 것이 좋겠지요?"

내가 한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질문들 중에 하나다. 주식은 장기적으로 투자하는 것이라고 누누이 강조하지만 실제로 그렇게 믿고 행동하는 투자가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일반 투자가들뿐만 아니라 주식전문가라고 여기는 사람들조차 그렇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주식에 투자하는 철학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만난 투자가들은 주식투자로 대부분 돈을 벌지 못했다고 한다. 그리고 속칭 전문가들에 대한 불신이 대단하다. 하지만 원망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책임을 돌리기보다는 자신이 어떤 생각이나 철학으로 투자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주식을 산다는 것은 회사의 일부분을 사는 것이다. 즉 내가 주식을 보유한 비율만큼 회사의 주인인 셈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경영진과 동업관계인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서 투자한 회사가 돈을 많이 벌고 경영진이 투명하다면 나도 같이 돈을 버는 것이다. 따라서 회사가 계속 잘 된다면 팔 이유가 전혀 없다. 내가 뉴욕에서 코리아 펀드를 운용했던 15년간 사고파는 거래는 거의 하지 않았다. 주식을 사고 판 비율인 회전율이 15%를 넘지 않았다. 하지만 가지고 있던 종목들이 100배, 200배 된 주식들이 많아서 펀드에 투자한 사람들도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렇다면 주식이나 펀드는 언제 파는 것인가. 장기투자라고 해서 무작정 오래 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 팔고 사는 타이밍을 맞추려는 노력 대신 투자한 종목이나 펀드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과 연구가 필요하다. 참고로 우리 메리츠자산운용의 운용팀은 회사에 있는 시간보다 밖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다. 매일 투자한 기업들을 직접 찾아가서 점검해야 하기 때문이다. 회사가 어려움이 없는지, 매출이 늘어나고 있는지, 경쟁자가 새로 생겼는지 점검하는 일이 주된 업무다. 별 문제가 없다면 우리는 주식을 매도하지 않는다. 펀드도 마찬가지다. 펀드에 투자했다면 운용팀에 대한 철학이나 변화에 대해 연구를 하고, 투자할 당시의 철학이나 팀의 변화가 없다면 매도할 필요가 없다.

우리가 주식을 매도하는 때는 크게 세 가지 경우다. 첫번째는 예상하지 못한 이유로 주식의 가격이 급등했을 경우다. 가끔 테마주라든가 하는 정체 없는 이유로 주식가격이 올라갈 때가 있다. 우리는 당연히 매도를 고려한다. 두번째는 예상과 달리 회사의 경영이 여러 가지 이유로 우리의 투자초기의 생각이나 철학과 다르게 운영이 될 때다. 지배구조가 중요한 이유다. 세번째는 할 수 없이 매도하는 경우다. 좋은 투자대상이 생겨 매수를 위해 현금이 필요한 경우다. 이러한 세 가지의 경우가 아니라면 매도할 이유가 없다.

주식 투자의 성공여부는 어떤 기업에 투자했느냐에 달려있지 매매타이밍에 달려있지 않다. 나는 미국에서 처음 직장생활을 한 1985년부터 월급의 10%를 꾸준하게 펀드에 투자해왔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단기간의 수익률은 나의 관심 밖이다. 내가 투자한 회사들의 경영진과 직원들을 믿기 때문이다. 회사가 좋다면 주식가격은 언젠가는 올라가게 돼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