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격리 돕는 사회 네트워크 '메르스 시스템' 필요…'메르스 병원' 아닌 '메르스 전문병원'으로 활용해야

오는 10일 서울 중구 장충동 반얀트리호텔에서 진행하려던 베트남 콘도 분양 설명회가 취소됐다. 베트남 현지인들이 직접 한국에 들어와 사업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었는데 중증호흡기증후군(메르스) 감염 우려로 방한 일정을 취소했기 때문이다.
메르스 사태로 내수 타격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 호텔, 리조트 등 숙박업계는 비상이다. 이미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고, 예약도 현저히 줄었다.
하지만 숙박업체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따로 있다. 메르스 의심환자들이 주거지를 이탈해 숙박업체를 이용하는 경우다. 단 한명이 이용해도 그 업체에는 치명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자가 격리를 해야 하는 메르스 의심 환자들은 왜 주거지를 이탈할까. 일부 직장인들은 자가격리 대상이 되면 쉴 수 있는 기회가 되니까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농담 삼아 한다.
하지만 자가격리 대상자들이 겪는 공포는 상상을 초월한다고 한다. 반 감금상태인데다 가족들에게 전염되지 않을까하는 조바심, 치사율 40%라는 원천적 공포에 휩싸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정규직 직장인이 아닌 경우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겹친다.
마른하늘에 날벼락이나 다름없다. 무언가 잘못을 해서 감염이 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들이 받았을 정신적 충격은 클 터다. 자신은 그런 불행을 맞이할 만큼 잘못 살지는 않았다는 생각에 화가 날 테고 메르스 의심환자라는 사실을 부정하고 싶은 마음에 주거지 이탈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뒤늦게 ‘메르스 병원’ 공개로 확산 방지에 나섰지만 3차 감염자가 나오고 있는 지금 누구나 피해자와 가해자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누군가를 탓하고 화를 낼 여유가 없다. 국민들도 현명하게 나서야 할 때다. 공생을 위해 ‘메르스 시스템’ 구축에 동참해야 한다.
우선 의심 환자들의 자가격리를 도와야 한다. 자가격리 대상임을 감추고 싶지 않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 이웃들의 관심과 위로가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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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는 예산을 편성해 주로 집에 있는 주부와 노인들을 중심으로 자가격리된 사람들을 보살필 수 있는 사회 네트워크를 가동할 필요가 있다. 하루에 한두번 정도 전화를 통해 불편한 점이 없는지, 상태가 어떤지 살펴주고 필요한 약이나 음식을 제공해줄 수 있어야 한다. 따뜻하게 위로해줄 수 있는 대화상대도 필요하다.
자가격리로 인해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돕는 것도 지자체의 역할이다. 투표시기에만 사람들을 찾아다니는 시장, 구청장, 시의원, 구의원들은 다음 선거 때 기억해둬야 할 사람들이다.
메르스 환자를 보살피는 병원은 피해야 할 병원이 아닌 ‘전문병원’으로 공개해야 한다. 메르스가 의심되는 환자들이 전문병원을 먼저 찾아가야 환자는 감염 여부 확인과 치료를 빠르게 받을 수 있고, 다른 병원 환자들에게 확산되는 것도 방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