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군복무-취업 두 토끼 잡는 ‘맞춤특기병’

[기고] 군복무-취업 두 토끼 잡는 ‘맞춤특기병’

박창명 병무청 청장
2015.11.26 02:23
박창명 병무청장
박창명 병무청장

서울에 사는 김군은 인문계 고교를 졸업한 뒤 건설현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마땅한 기술이 없어 공사장 막일로 돈을 벌고 있지만 미래에 대한 불안은 가시지 않는다. 머지않아 군대도 가야 하는데 전역 후 취업 설계가 전혀 돼 있지 않아 막막하다.

주변에서 김군과 같은 처지의 젊은이들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심화돼가는 청년실업 속에 직장을 구하지 못한 채 실의에 빠져 있는 것은 비단 대졸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고졸 청년들의 경우 좁은 문을 뚫고 어렵사리 직장을 구한다고 해도 군복무 기간에 경력과 무관한 업무에 종사하다 보면 제대 후 직장 복귀에도 문제가 따른다.

그간 고졸 이하 병역의무자들은 특별한 기술이나 스펙이 없으면 갈 수 있는 군분야가 한정돼 있었다. 고졸 청년들을 대상으로 군복무와 사회진출을 효과적으로 연계하는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군생활로 인한 경력의 공백을 최소화하고 사회진출에 필요한 기반을 마련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급선무다.

이런 취지에서 출범한 것이 ‘맞춤특기병’ 제도다. 병무청은 고용노동부, 군과의 협업으로 지난해부터 이 제도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별다른 자격증과 스펙이 없는 고졸 이하 청년들에게 기술훈련의 기회를 부여하고 이와 연계된 기술특기병으로 군복무를 하는 것이 골자다. 군에서 특정 분야의 경력을 쌓고 전역한 후에는 관련 직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안도 포함돼 있다. 기술훈련과 특기병 복무, 취업을 패키지로 묶어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맞춤특기병은 고졸 이하 현역병 입영 대상자면 누구나 지원할 수 있다. 지원 후 전문가와 1대1 상담을 거쳐 어떤 기술을 배울지 결정하고 유관기관에서 기술훈련을 받는다. 훈련을 받는 동안에는 비용 일부를 지원받고 과정을 이수한 후에는 그와 연계된 분야의 기술특기병으로 입영할 수 있다. 군복무 중에는 자격증 취득 등 자기계발을 통해 전역 후 사회진출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

올해로 시행 2년째를 맞은 맞춤특기병제도는 대상자들의 관심과 호응 속에 단기간에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총 1600여명이 지원해 이중 900여명이 기술훈련에 참여했고 참여자 중 450여명은 맞춤특기병으로 입영해 복무하고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지원자가 30%가량 늘었다. 내년부터는 현재 육군에 한정해 모집하던 것을 해·공군까지 확대해 지원 기회를 넓힐 예정이다.

이 제도는 군의 인력수급과 부대운용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그동안 군에서는 통신·건설·장비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인력을 필요로 했지만 경험과 능력을 갖춘 적임자를 찾기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맞춤형 직업훈련을 통해 실무능력을 갖춘 인력이 군에 투입되면서 부대운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개인과 군 모두에 실질적으로 보탬이 되는 방안인 셈이다.

맞춤특기병 외에 군복무 경력을 사회진로와 연계할 수 있는 다양한 모집병제도가 운용된다. 본인의 특기와 적성을 살려 군복무를 하고 전역 후에는 한층 심화된 능력을 취업 등에 적극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기술행정병, 전문특기병 등 다양한 모집병제도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사상 초유의 실업대란 속에 많은 젊은이가 불안해한다. 취업전선에서 상대적 열세에 있는 고졸 청년들은 입대를 앞두고 시름이 더 깊어질 만도 하다. 그러나 맞춤특기병 등 제도적 지원책을 충분히 활용한다면 군복무기간을 경력단절이 아니라 자기계발의 값진 시간으로 유용하게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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