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업부가 부러운 고용부

[기자수첩]산업부가 부러운 고용부

세종=우경희 기자
2015.12.02 03:25

산업통상자원부가 한중FTA(자유무역협정)의 국회 비준을 얻어냈다. 성과이득공유제의 치환 격으로 여야가 합의한 농어업상생협력기금의 '준조세' 논란은 여전하지만 비준에 영향을 줄 수는 없는 문제다. 본회의 의결 순간 파안대소하는 윤상직 산업부 장관의 사진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타고 퍼져나갔다.

정부세종청사에서 바로 담을 이웃하고 있는 고용노동부의 시선에는 부러움이 가득하다. 고용부는 노동개혁의 핵심 쟁점인 비정규직법(파견법·기간제법)을 포함한 이른바 노동개혁 5대입법을 국회 상정한 상태다. 고용부 사상 최대 프로젝트가 바로 노동개혁이다. 연내 처리되지 않아 자칫 19대 국회 회기를 넘길 경우 다시 법을 만들어야 한다. 무산된다는 의미다.

한중FTA는 만약 비준이 11월을 넘겼다면 심각한 문제에 직면했을 수 있다. 행정절차 상 한달여가 필요한 점을 감안할 때 연내 비준이 불가능해지는 상황이다. 연내 비준을 약속한 중국과 외교 갈등을 빚을 수 있음은 물론 2016년이 비준 1년차가 되면 관세철폐 효과도 1년 늦어질 수 있었다. 연 1조원 이상의 손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왔다.

하지만 시급하기로 말하면 노동개혁법 처리가 더욱 촉박하다. 노동개혁은 기업과 사회의 최대 현안이다. 청년고용절벽은 이미 눈앞에 와 있다. 노동개혁을 통한 일자리 확대가 시급하다. 겨우 법안으로 정리한 비정규직 계약기간, 파견, 통상임금, 근로시간 문제는 당장 내년 초부터 임단협에 반영돼야 한다.

하지만 법을 처리해야 할 국회에서는 대화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야 갈등 속에 예산과 연계처리 가능성은 낮아지고 있다. 환노위에서 여당은 지리멸렬하다. 지도부가 나서지 않고는 풀리기 쉽지 않아 보인다. 노동계는 대화테이블을 박차고 장외플레이에 나섰다. 한국노총은 5대입법 자체에 반대하며 국회서 위원장 1인시위에 나섰다. 정부는 국회와 노동계 사이에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이기권 고용부 장관은 정기국회 일정에 맞춰 국회로 떠나며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고는 돌아오지 않겠다"고 말했다. 출정의 비장함이 읽히는 말이지만 장관의 의지가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국회의 복지부동 속에 노동개혁 골든타임이 줄어들고 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우경희 기자

머니투데이 정치부 the300 국회팀장 우경희 기자입니다.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