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비셰그라드에서 韓 기업 새 기회를

[기고]비셰그라드에서 韓 기업 새 기회를

문재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2015.12.11 03:15

"대통령 체코방문, 韓 기업 유럽서 기회 찾는 계기 될 것"

10여 년 전 배우 전도연이 주연한 ‘프라하의 연인’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되어 인기를 끌었다. 그 이후로 많은 사람들이 낭만을 꿈꾸며 체코 프라하를 방문하고 있다. 하지만 프라하라는 이름의 어원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프라하라는 이름은 체코어에서 문지방을 뜻하는 프라흐(práh)라는 단어에서 비롯됐다. 많은 사람들이 드나드는 번영·발전의 땅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실제로 체코는 드보르작, 밀란 쿤데라로 대표되는 문화의 나라에서 최근에는 유럽의 자본과 상품이 거쳐가는 유럽 경제의 문지방으로 거듭나고 있다.

체코는 유럽의 중심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 우수하고 경제적인 노동시장 등 장점을 갖고 있다. TPCA(토요타․시트로엥․푸조의 합작사), 보쉬 등 글로벌기업들이 진출해 있으며 한국기업도 체코에 진출해 서유럽 시장진출을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대 자동차 체코공장의 경우 생산량의 90% 이상을 서유럽 등지에 수출하고 있다. 이는 한국의 자동차 부품 등에 대한 수요 확대로 이어져 지난해 한국은 체코를 상대로 11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이 뿐 아니다. 체코는 최근 원자력 등 에너지와 도로, 통신 등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해당 분야에 노하우를 가진 우리에게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이처럼 경제적 측면에서 체코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으며 이는 비셰그라드 국가(체코, 폴란드, 헝가리, 슬로바키아가 1991년 구성한 국가간 협력체)라고 불리는 중부 유럽 4개 나라에 모두 해당되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체코를 방문해 비셰그라드 국가와 적극적인 세일즈 외교를 통해 유럽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은 이 때문이다.

체코 프라하에서 개최된 1대 1 기업 상담회에서는 파리 테러사태 이후 위축된 현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기업 45개사와 해외 바이어 141개사가 참여해 560억원 규모의 성과를 창출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광주 첨단산업단지에서 광케이블을 생산하는 A기업을 들 수 있다. 이 기업은 유럽시장에 진출하고 싶었으나 현지 기업과 파트너쉽이 없어 어려움을 겪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이번 상담회 참가를 계기로 체코 최대 케이블 생산기업과 접촉, 1000만달러 규모의 공동 투자·판매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또한 전자칠판 전문 생산업체인 B기업은 이번 상담회를 계기로 네덜란드 유력 기업과 1000만달러 규모 수출계약을 추진하고 있다.

아울러 이번 대통령 방문을 통해 한국은 UAE에 이어 체코에서 원자력 수출 신화를 이어갈 포석을 마련했다. 현재 체코는 에너지 자립도 제고를 위해 2019년까지 두코바니 원전 등 새로운 원전을 건설할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전력이 체코전력공사와 신규원전사업 협력을 위한 MOU를 체결함으로서 원전 수주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됐다.

또 수리온 헬기 수출을 위한 '방산군수협력공동위' 개최와 체코 공공 프로젝트 진출을 위한 '인프라-교통분야 회의' 정례화를 통해 방산․인프라 분야에서도 성과를 창출할 기반을 마련했다. 기초 과학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다수 배출한 비셰그라드 국가와 산업기술화에 장점이 있는 우리가 기술협력 MOU를 체결함으로써 양국의 강점을 활용한 시너지 효과도 기대되고 있다

최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IMF(국제통화기금) 등이 잇달아 세계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하고 있으며 우리 수출도 어려운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새로운 전략과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체코를 비롯한 비셰그라드 국가는 새로운 시장이자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로서 큰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아무쪼록 이번 박 대통령의 체코 방문이 우리 기업에게 유럽에서 새로운 기회를 찾고 위기를 극복하는 전환점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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