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뮤지션한테 은퇴란 없대요. 음악이 사라지면 멈출 뿐이죠. 제 안엔 아직 음악이 남아있어요.”
몇개월전 개봉한 ‘인턴’ 영화에서 40년간 직장생활 하다 은퇴한 70살 벤 휘태커(로버트 드 니로)가 정부 인턴 프로그램에 지원할때 자기 소개서에 쓴 내용이다. 벤은 이 말로 공감을 이끌어내며 온라인 패션 쇼핑몰 회사 인턴이 된다. 벤은 30세 여성 CEO(앤 해서웨이)의 비서업무를 하며 사장이 곤경에 처할 때 마다 키다리아저씨 역할을 하고, 풍부한 인생 경험으로 젊은 직장 동료들과 어울리며 멘토 역할을 자처한다.
아직도 우리 이웃엔 벤처럼 일하고 싶은 시니어들이 많다. 정부와 지자체, 기업 등이 발벗고 나서 영화속처럼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해 안타깝다.
‘2016 대한민국 중산층 보고서’(NH투자증권 100세시대연구소)를 보면 우리나라 중산층 10명 중 8명이 스스로를 빈곤층이라고 생각하고 있으며, 실제 중산층의 40%는 노후에 빈곤층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본적인 생활비외에도 자녀 교육비 부담 등으로, 대부분 국민연금 외에는 노후 대비책을 마련치 못했기 때문이다.
은퇴 후의 삶을 걱정하면서도 48.7%가 노후준비를 안하고 있으며, 30.1%는 준비된 노후자산이 아예 ‘없다’고 했다. 중산층의 14%만이 3층연금(국민·퇴직·개인연금)을 모두 준비했다. 대안으로 연구소는 은퇴시기를 늦추거나 개인연금을 추가 가입하고, 되도록 작은 집으로 갈아타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사실 그간 자식들 뒷바라지에 부모 봉양에 60대 가구주 대부분 집한채 남았다. 1층에서 국민연금으로 부족하고 2층에서 더 이상 일 할 수 없는 상황이 될 때 3층의 부동산을 이용해야 한다. 부동산을 소득화하는 방법은 매각 또는 담보로 활용하는 것이다. 자영업은 ‘은퇴자들의 무덤’이라고 듣던 터라 달랑 남은 집으로 대출받아 가게를 낸다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주택연금은 어떨까.
주택연금은 만 60세이상 주택(9억원 이하) 소유주가 주택을 담보로 일정기간 또는 평생 동안 매월 연금방식으로 국가가 보증하는 노후생활자금을 지급받는 제도다. 지난달 말까지 신규 가입자는 5,613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증가해 총 가입자수는 2만8천명을 넘어섰다.
지난 6월 ‘주택연금수요실태조사’(주택금융공사)를 보면 주택연금 월지급액을 받는 고령자의 한계소비성향은 0.8로 근로사업소득 0.68, 연금소득 0.72, 기타소득 0.75보다 높았다. 예를들면 주택연금으로 소득이 100만원이 증가할 경우 소비는 80만원 증가하는 반면, 근로소득이 100만원 증가할 경우 소비는 68만원 증가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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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는 주택연금은 평생 매월 나오는 안정적 소득으로 인정하여 이에 대한 소비성향은 높으나, 고령층의 근로·사업 소득은 지속적이지 못해 소비성향이 낮기 때문이다. 이처럼 주택연금은 노후 생활 자금 마련이라는 본연의 기능 외에도 시니어층 소비 진작에도 기여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로버트 머튼도 이런 우리나라 주택연금을 보고 은퇴자들에게 ‘축복’이라 극찬했다 한다.
올해도 이십여일 남짓 남았다. 회사나 단체, 정부 모두 신년 업무계획을 짜느라 부산하다. 이제 잠시 모든 일상을 내려놓고 우리들의 노후대책은 제대로 준비되고 있는지 긴 호흡으로 둘러 보자. 그래서 새해엔 인생 2막이 기다려 지는 분들이 주위에 많이 생겨나고, 음악이 남아있는 키다리 아저씨들이 마음껏 더 일할 수 있게 일자리도 넘쳐났으면 하는 바램이다.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은퇴후의 삶. 멈추면 비로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