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 산업 육성으로 바이오시장을 선점하자

생물 산업 육성으로 바이오시장을 선점하자

정연만 환경부차관
2016.01.28 05:53

[기고]정연만 환경부 차관

동서양을 막론하고 예로부터 인간은 무병장수를 꿈꿔 왔다. ‘늙지 않고 오래 사는 삶’을 위한 약재 개발의 역사도 그 만큼 깊다. 우리의 인삼만 해도 과거 중국 황제들에게는 ‘불로초’였다.

‘고려인삼이라는 이름으로 아라비아까지 수출되는 특상품이었던 인삼은오늘날 다양한 대체 신약이 나오고 있음에도 과학적 효능까지 검증된, 대표적 생물자원이다.

인삼처럼 전통적인 약초도 있지만 과거 알지 못했던 생물자원이 부각되는 경우도 있다. 2015년 타임지에 사람의 나이로 치면 100살쯤 되는 생쥐가 소개된 적이 있다.

이 쥐의 장수 비결은 ‘라파마이신’이라는 노화억제 기능성 약에 있었다. 라파마이신‘은 칠레 서부에 있는 섬의 토양 미생물에서 추출한 항생 물질인데, 이 성분이 함유된 약을 사람이 복용하면 평균 기대수명이 142세까지 늘어난다고 한다.

이처럼 라파마이신은 ‘세포 노화를 늦추는 효능이 발견된 이후 장수의 묘약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상용화가 이뤄진다면 현대판 ’불로초‘가 될 수도 있을 듯하다.

라파마이신에서 보듯 미처 알지 못했던 생물자원이 과학기술 발달과 함께 새로운 활용가치가 발견되고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 올 수도 있다. 우리가 무심히 지나쳤던 생물자원 속에 보물이 숨겨져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각국의 생물자원 보호와 육성을 위한 사고의 전환도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까지도 선진국들은 후진국에서 생물자원을 자유롭게 탐사하고 헐값이나 공짜에 가져 갔다.

중국 토착식물인 팔각회향의 추출물로 인플루엔자 치료제인 타미플루를 개발해 1년에 3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스위스 제약회사인 로슈사의 사례도 그러하다. 그러나 이제 그런 시절은 갔다.

‘특정국가의 생물자원을 이용할 때 원산국가에도 적절한 이익 공유를 보장’하도록 하는 일종의 국가 간 합의서인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됐기 때문이다. 생물자원 보유국의 목소리는 높아지면서 더 이상 풀 한 포기도, 나무 한 그루도 ‘무료’가 아닌 시대가 온 것이다.

우리나라는 생물산업계의 67%를 수입 원료에 의존하고 있고 나고야의정서 이행에 따른 연간 추가비용이 3000억~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고 보고된 바 있다.

이런 환경이므로 결국 우리 생물산업이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생물산업 육성을 통해 자생생물 가운데서 수입 원료를 대체하고 유용성이 있는 숨겨진 자원을 찾아내는 게 관건이다.

우리나라에는 약 10만종의 자생생물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데 과연 이들의 활용가치는 얼마나 될까? 주목나무의 경우 경제적 가치는 크지 않지만 여기서 뽑아낸 항암제 탁솔은 연간 약 12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내고 있다. 탁솔 1그램(g)당 8000달러의 가치를 내고 있는 것이다.

이런 까닭에 궁극적으로 ‘생물자원이 돈’이라는 등식이 성립되고 있고 생물자원이 풍부한 나라가 경쟁력을 갖춘 미래의 부국이 될 수 밖에 없다.

이렇듯 생물산업은 미래 국가성장의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지만 우리는 준비는 어떠할까? 오늘날 생물자원 연구자들은 동식물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이르기까지 생물이 있을 만한 곳은 어디든 찾아 나서고 있다. 작년까지 국내 자생생물의 약 40%인 4만 5000종의 정보를 확보했다.

그러나 아직 찾아야 할 생물자원이 60% 남았다. 이는 우리 생물산업이 가야 할 길이 멀지만 한편으로 무한한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도 된다.

환경부는 올해도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고 지속가능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생물 산업계에 대한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20년까지 6만종을 목표로 자생생물을 발굴해 나가고 생물산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그 유용성을 찾ㅈ고 검증하는 연구를 강화할 것이다.

또 대량증식 등 상용화 기술개발과 기술이전도 계속 해 나갈 것이다. 이는 국내 기업들에게 경쟁력과 활력을 실어줘 향후 세계 바이오 시장에 진출하는데 마중물이 되리라 믿는다.

광산에서 캐어낸 원석 그 자체는 가치가 크지 않지만 정련을 거쳐 고도의 세공기술과 디자인이 더해져 마침내 보석이 된다. 우리 주변에 흔한 풀 한 포기, 곤충 한 마리와 같은 자생생물에서 또 하나의 고려인삼 같은 보석이 탄생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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