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독자 댓글 시대'… 언론사의 역할은?

[우보세]'독자 댓글 시대'… 언론사의 역할은?

나윤정 기자
2016.10.12 05:59

[우리가 보는 세상] 댓글, 단순 의견표명서 새로운 뉴스콘텐츠로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 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들이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 입니다.

경험이란 참 무섭다. 댓글, 답글, 덧글 등으로 혼용될 만큼 말도 생소하던 그 시절, 기사에 달린 첫 댓글들이 지금도 생생하다. 기사 평인지 기자 평인지 평정심을 잃은 이후 몇 년 동안은 무시, 외면, 그리고 침묵했다. 자연스레 다른 기사 댓글도 보지 않게 됐다. 칭찬까지는 아니더라고 익명의 누군가로부터 욕을 먹고 싶진 않았다. 글을 업으로 삼은 사람들은 한번쯤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최근 인터넷 뉴스의 발달은 상호작용성 기제인 댓글의 양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이는 이용자들의 활발한 의견개진을 통한 역할 변화는 물론 사람들과 쉽게 교류할 수 있는 통로가 됐다. 이로써 댓글은 여론공간으로서의 영향력뿐만 아니라 이용자 역할의 중요성까지 논의되고 있다. 시대가 바뀌었다. 동영상과 함께 '대화형 저널리즘'이 화두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기사 댓글을 관리하고 이에 실시간으로 반응하는 '코럴 프로젝트'를 실시하고 있다. 지난 6월 콜롬비아 카르타헤나에서 열린 23회 세계편집인포럼에선 '코럴 프로젝트'의 두 번째 프로젝트 '애스크'가 시연됐다. '묻다'라는 뜻의 '애스크'(ASK)는 말 그대로 뉴스 콘텐츠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에게 의견을 묻고, 독자가 기여하는 콘텐츠를 활용해 기사에 덧붙일 수 있도록 돕는다. 단순히 기사에 의견을 표명하는 수준인 '댓글'을 넘어 독자가 뉴스 콘텐츠와 관련된 '기여' 콘텐츠를 좀더 적극적으로 만들고 활용할 수 있다.

단지 댓글 서비스를 새롭게 만드는 차원이 아니라 디지털뉴스룸과 독자의 소통을 저널리즘 차원에서 고민한다는 점이 이 프로젝트가 주목받는 이유다. 워싱턴포스트의 그레그 바버 디지털뉴스 담당국장도 코럴 프로젝트의 탄생배경을 "독자와의 신뢰 재설정이 디지털 뉴스룸의 가장 큰 과제"라고 밝혔을 정도다.

지난 9월 열린 제1회 한국 저널리즘 컨퍼런스에서도 김은미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요즘 20~30대는 디지털환경에서 기사를 볼 때 '제목-본문-댓글' 순이 아니라 '제목-댓글-본문'이나 아예 '제목-댓글'만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뉴스 자체를 궁금해 하기보다 뉴스에 대한 다른 사람들의 반응을 알기 원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뉴스를 보는 새로운 시각으로 '댓글의 중요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사실상 독자들의 댓글을 방치해온 국내 언론사 입장에선 곱씹어 새겨들어야 할 내용들이다. 지금이라도 언론사가 반응하고 대응하면, 가치있는 댓글과 그렇지 않은 댓글들이 분리될 것이고 전반적인 댓글문화도 향상되지 않을까.

다만 창의력 번뜩이는 '베스트 댓글'과 익명성에 기댄 '악플' 사이에서 성숙한 인터넷과 저널리즘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은 언론사의 과제다.

그러고보니 왜 '댓글'인 줄 알겠다. 기사에 대해 독자가 '대'(對)답하는 '글'이었던 것을…. 이제야 댓글이 다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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