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정성 VS 수익률. 연금자산을 운용할 때 가장 기본적인 질문이자, 최대 난제이다. 연금자산이 퇴직금을 재원으로 하기 때문에 '안정적 운용'이 중요하지만, 저금리 시대의 중요한 노후자산 증식 수단인 만큼 '수익성' 또한 간과할 수 없다. 필자는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는 현존하는 최적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정부도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큰 숙제를 안고 있다. 최근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을 통해 그동안 70%로 제한되어 있던 TDF 투자한도가 100%로 확대됐다. 이 개정은 정부의 오랜 고민이 녹아 있는 것으로 매우 환영한 만한 결정이다.
TDF는 가입자 은퇴시점을 목표로 해 생애주기에 따라 자산을 리밸런싱하는 펀드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적인 연금상품으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70% 제한 룰'로 인해 최적의 자산배분에 한계가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 규제 완화로 우리나라에서도 TDF가 제 역량을 펼칠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이번 개정은 연금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단순히 30% 투자한도 추가 확대 이상의 의미가 있다. 기존에는 안정적인 원리금보장상품만 퇴직연금자산의 100% 투자가 가능했으나 주식형펀드 중 유일하게 TDF가 100% 한도를 인정받았다. 이는 예적금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퇴직연금 수익률을 끌어 올리려는 정부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퇴직연금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이다.
정책적인 발판은 마련됐다. 이제는 시장이 화답할 차례다. 그 답은 역시 신뢰할 수 있는 성과, 즉 수익률이다. 현재 사모펀드(319조원)가 공모펀드(243조원) 규모를 앞서며 3년 만에 60%를 넘는 고속성장을 할 수 있던 이유도 정부의 과감한 제도개편과 시장 수익률이 합쳐진 결과다. 퇴직연금 산업에서도 정부가 앞에서 끌고 시장이 뒤에서 미는 '양방향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앞으로 '자동투자제도(디폴트옵션)' 도입을 위한 초석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TDF의 신뢰할 수 있는 성과를 바탕으로 자동투자제도의 이점을 스스로 입증해 내야 한다.
물론 TDF는 시장에서 이미 꾸준한 성과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시장이 위기 상황일 때 그 진면모가 잘 나타난다. 국내외 증시가 불안정했던 최근 1년간 국내주식형펀드는 0.21%, 해외주식형펀드는 2.18%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TDF는 평균 5.43%의 수익률을 거뒀다. 전 세계 시장에 고르게 분산 투자하는 TDF 속성이 특정 지역의 하락장에서의 강한 수익률 방어력을 입증하고 있다. 이는 국내 증시 변동성에 민감하지 않게 장기적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퇴직연금의 투자 목적에 잘 맞아 떨어진다. 예적금 금리 수준을 뛰어넘는 수익성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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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에 이렇게 좋은 기회가 주어진 적은 흔치 않다. 창의와 경쟁을 통해 고객에게 좋은 상품을 공급하고 운용해 정부의 규제 완화의 효과를 입증하는 것은 이제 시장의 몫이다. 오랜만에 맞이한 이 기회를 신뢰로 답하기 위한 시장 참여자들의 치열한 노력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