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사라졌는가?

[MT시평]국가에 대한 충성심은 사라졌는가?

이성용 신한금융그룹 CDO
2020.08.21 04:09

새 시대의 가장 뜨거운 분야는 ABCD(AI, Block Chain, Cloud, Data)다. 이 4대 분야는 청년들에게 가장 매력적인 취업분야이기도 하고 동시에 당신의 조직으로 이들을 끌어들이기에 가장 어려운 분야이기도 하다. 수요와 공급의 차이 때문에 연봉에 대한 기대가 높을 뿐 아니라 구직자들은 종종 식비 지원 같은 사소한 것부터 개인화된 유연한 근무시간, 사무실 크기에 영향을 미치는 회사 정책까지 비금전적 혜택을 주도적으로 요구한다.

 

ABCD 분야 기술들에 대한 니즈는 확실하다. 그러나 대기업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지 못한다면 "같이 회사를 키워나가자" 혹은 "빠른 승진이 가능하다"같이 감성적인 부분에 대한 호소는 영화 또는 웹툰에서나 가능할 뿐 현실세계에선 잘 작동하지 않는다. 최근에 바로 이 문제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와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최고의 인재들을 어떻게 정부 분야에 선발할 수 있을 것인가'라는 주제였다. 제한된 정부 내 일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취업준비생 집단의 크기가 드라마틱하게 증가하고 있음을 우리는 보고들었지만 그의 관점에 따르면 그 일자리들은 결정적인 기술을 요하는 것도 아니고 일반적인 대학교 졸업생이라면 누구나 무난히 해낼 수 있는 것들이라고 했다.

 

이런 까닭에 공무원이 되고 싶은 사람들은 그저 직업이 필요한 것이고 정부는 그들에게 가장 안정적이고 해고될 가능성이 없는 장기적인 직업 옵션을 제시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니 직업을 구하는 것 외에 국가에 대한 충성심이라는 관점이 반영될 가능성은 실질적으로 없다. 만일 정부가 민간시장과 차별화하거나 보조를 맞출 수 있는 결정적인 기술 보유자들을 찾는다면 그 분야는 ABCD가 될 것이다.

 

현재 과다한 수의 교수가 고문 역할을 수행하고 그들 나름의 역할을 하기는 하지만 매일 기밀정보를 직접 다루면서 일하는 공무원들과 견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 분야에서 커다란 연봉 차이 때문에 정부가 제시할 수 있는 유일한 가치는 국가에 대한 충성심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슬프게도 그 고위관리의 말에 따르면 이 나라에서 충성심은 죽은 지 오래됐고 오직 자본주의만이 남아 있다고 한다.

 

나는 비슷한 질문을 오래전 미국 워싱턴DC에서 CIA 채용 담당자에게 한 적이 있다. 아이비리그에서도 선두권에 있는 대학 출신의 가장 유망한 인재들을 어떻게 민간부문에 비해 조각에 지나지 않는 정부의 연봉 수준으로 채용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컨설팅을 진행하던 중이었다. 사실 그들은 각 아이비리그 대학의 상위 100등 졸업생을 실제로 관리하고 심지어는 대학교 1학년 때부터 조기에 표적을 찍어놓는다. 물론 여기에는 사이닝보너스, 범죄에 대한 사면, 특별취급 등은 전혀 적용되지 않는다. 질문에 대한 답변은 평범할 정도로 단순했다. 그들은 단지 국가에 대한 충성심, 미국 정부를 위해 봉사하는 희생정신과 명예를 강조할 뿐이라는 것이다. 어떤 독자들에게는 놀라움이 될 수도 있겠지만 이게 미국에서는 통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정치적 성향에 의해 양극화되고 양 극단에선 서로 자기 쪽이 충성심과 애국심이 더 높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 모든 잡음 뒤에서 마치 미국 CIA의 아이비리그 지원자들처럼 대한민국에도 특별한 사람들의 집단이 존재한다고 믿는다.

 

우리는 종종 국가적 자긍심을 가지고 4년마다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을 기념한다. 그러나 당신이 국가 공무원에 대해 그들의 충성심과 그들의 서비스에 자부심을 느낀 적이 최근 있었나. 우리도 반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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