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와 양극화[MT시평]

코로나19와 양극화[MT시평]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2020.09.04 03:44

[기고]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병윤

올해 1월 우리나라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코로나 19(COVID-19)가 7개월이 넘게 지난 지금까지도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중간에 다소 소강상태를 보이기는 했지만 다시 맹위를 떨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매일 200~300명대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3일 다시 100명대로 떨어지긴 했지만 지난 9월 1일 우리나라의 코로나 19 누적 확진자 수는 2만 명을 넘어섰다.

우리나라에서 코로나 19의 확산이 장기화되면서 우리의 일상은 크게 바뀌어 가고 있다. 집 현관문을 나서며 얼굴이 마스크로 덮혀 있지 않으면 무언가 허전하다. 얼굴의 반 이상이 흰 마스크로 가려진 단체사진도 일상이다. 해외여행은 먼 옛날 아득한 추억이 되어버렸다. 우리의 일상과 생활이 바뀌면 관습과 문화가 변해가게 되고 과거와는 다른 세상이 올 수도 있다.

바이러스는 우리의 일상을 바꾸어 놓았을 뿐 아니라 우리 사회의 경제적 양태에도 큰 영향을 주고 있다. 우리 사회는 그동안 경제적·사회적 양극화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중간계층이 사라지며 어려운 사람들은 더 어려워지고 부자들은 더 부자가 되어가면서 사회적 갈등이 증폭된 것이다. 양극화는 위기 이후 더 강화되는 속성을 보여 왔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가 그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가 그랬다. 그동안 우리 사회를 괴롭혀 왔던 양극화가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어서 걱정이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경제활동이 위축되자 이는 곧바로 경기침체로 이어졌다. 우리 경제는 올해 1분기와 2분기에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경기침체가 닥치면 안정적인 일자리를 가지고 있는 중상위계층보다 임시직, 영세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하위계층이 훨씬 더 큰 타격을 입는다. 특히 이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로 손님을 직접 마주 대하는 오프라인 자영업이 큰 타격을 받으며 이전 경제위기보다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

경기침체로 기업들이 채용을 줄이자 고용사정이 악화되며 아직 직장을 잡지 못한 사람들과 안정적인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간 간격도 더 벌어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청년층들은 가진 자산도 없고 취업도 어려워 기성세대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짐으로써 세대 간 갈등 양상을 빚기도 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이러한 세대 간 양극화가 더 강화되는 모습이다. 경기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중에 돈을 풀자 이 돈이 부동산과 주식 등 자산시장으로 몰려가 자산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이에 따라 자산을 많이 가지고 있는 부자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 간의 격차도 더 벌어지고 있다.

중간계층이 사라지는 양극화가 심해지면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격화되어 건강한 경제·사회발전이 어려워진다. 양극화 심화는 중대한 문제이며 이의 억제가 필요하다. 그런데 양극화는 시장기능에 의해 스스로 해결되기 어려운 일종의 시장실패라고 할 수 있다. 시장실패가 나타나는 분야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하다는 것이 경제학 교과서의 가르침이다.

코로나19에 의한 경기침체로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우리 사회의 고질병인 양극화까지 확대되면서 하위계층의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건강한 사회로 발전하기 위해 정부의 적극적인 개선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진제공=금융연구원
이병윤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사진제공=금융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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