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서울시 장기전세주택에 거는 기대

[기고]서울시 장기전세주택에 거는 기대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2021.11.10 05:30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실장

2019년 주거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서울의 380만 임차가구 중 절반에 해당하는 193만 가구가 전세이거나 흔히 '반전세'로 불리는 보증부월세로 산다. 또 이사계획이 있는 30만의 임차가구 중 65%가 다시 임차를 희망하고 있으며, 이 중 74%가 전세를 선호한다고 한다. 전세로 살고 있는 가구도 많지만,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임차가구의 상당수가 전세를 원하고 있기에 전세시장 수요는 늘 넘칠 수밖에 없다.

반면 전세주택 공급 상황은 녹록치 않다. 과거에는 시장을 통해 전세주택이 충분히 공급됐다. 그러나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저금리가 지속되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강화 및 계약갱신청구권 등이 도입되면서 임차시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그 결과 전세주택이 시장에서 크게 줄어들고 있다. 전세수요는 늘어나는데 전세주택이 좀처럼 늘지 않으면서 전세값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서울의 아파트 중위전세값은 9월 기준으로 5억 5100만원이다. 1년 전에 비해서 1억1000만원이 올랐다. 소득증가분으로는 도저히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최근에 대출규제가 강화되면서 자금조달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재계약을 하거나 이사계획을 갖고 있는 임차가구의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큰 시기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취임 후 민간의 토지를 활용해 적은 재원으로 신속하고 저렴하게 공공주택을 제공하는 새로운 유형의 '상생형 장기전세주택' 공급계획을 발표했다.

서울시 장기전세주택은 2007년부터 시작된 공공임대주택 공급정책으로, 주거문제로 고민하는 서민들에게 큰 호응을 얻으면서 현재까지 약 3만 3000호가 공급됐다. 최근 몇 년간 공급이 주춤하기는 했지만, 서울시민의 주거복지를 위해서는 공급확대가 절실하다.

장기전세주택의 평균 거주기간은 7.4년에 이른다. 계약갱신청구권을 활용한 임차주택의 최장 거주기간 4년에 비해 거의 2배에 달한다. 임차가구의 주거안정성 제고효과를 기대해볼 수 있는 부분이다. 장기전세주택은 또 그동안 공공임대주택이 가지고 있던 낙인효과도 크지 않다. 뿐만 아니라 월세부담이 없기 때문에 일정 자산축척을 통한 주거상향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몇 가지 보완하고 검토해야할 사안도 있다. 장기전세주택은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른 공공임대주택 등 여타 공공임대주택과 달리 국고보조금 지원 없이 전액 시비로 지원된다. 지속적인 공급을 위해서는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장기전세주택 공급의 재원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임대료 부과체계에 대한 점검도 있어야 한다. 시세와 연동한 임대료 부과체계는 임차가구가 부담하기 어려운 임대료 수준이 불가피한 지역을 발생시킨다.

풀어야 할 숙제를 안고 있지만 임차시장에서 월세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장기전세주택은 임차인의 선호에 부응하는 한국형 공공임대주택모델이다. 서울시에서는 임차인의 부담능력을 고려해 임대료 부과체계를 보완하는 등 일부 지적사항을 적극 개선한다고 한다. 상당히 고무적이다. 기존의 장기전세주택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한 새로운 장기전세주택 공급으로 서울시 임차가구의 주거안정성이 제고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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