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원격의료의 다섯 가지 장점

[투데이 窓]원격의료의 다섯 가지 장점

최혁용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한의사
2022.04.08 02:05
최혁용 변호사
최혁용 변호사

원격의료는 전화기가 발명되자마자 시작됐다. 150년 전 의학논문에 이미 '전화'라는 단어가 나온다. 화상전화도 마찬가지다. 기술이 나오자마자 원격의료에 쓰이기 시작했다. 1959년의 일이다.

우리나라도 20년 전부터 원격의료 도입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으나 이해의 대립과 이념적 갈등이 실행을 가로막았다. 큰 병원에서 환자를 싹쓸이할 것이라는 우려, 의료민영화나 의료영리화, 플랫폼 독점 등이 반대하는 이유였다.

걱정이야 많이 들어보셨을 테니 이 글에서는 원격의료가 도입되면 실제로 무엇이 나아지는지를 5가지로 정리해보고자 한다.

우선 원격의료는 감염병 관리에 큰 도움을 준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이미 우리 사회에서도 입증됐다. 감염병 관리의 제1원칙은 격리다. 일단 전파를 막아야 하니까. 미국에서는 아이가 아프면 등교하지 못한다. 등교했더라도 학교에서는 즉시 아이를 집으로 돌려보낸다. 다른 아이들에게 옮기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강제 조치다. 우리나라는 아파도 회사에 나오고 학교에서 공부하고, 이런 걸 더 훌륭하게 생각한다. 환자 격리와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금은 자연스러워 보이지만 우리 문화로 들어온 건 코로나19가 처음이다.

그런데 감염병의 온상이 어디인가. 집단생활하는 곳을 제외한다면 병원이 첫 번째다. 그래서 감염병 관리는 원격의료가 기본이 돼야 한다. 격리는 하면서 의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는 수단이 바로 원격의료다.

두 번째, 원격의료는 만성병 관리에 탁월한 도구다. 오래 앓아본 환자가 자기 병을 제일 잘 안다. 치료법도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예방하고 관리하고 관찰하고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 위주다.

급성병은 기관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만성병은 생활세계, 지역사회가 중심이 돼야 한다. 의사가 병원 안에만 있어서는 만성병 관리가 어렵다. 반드시 내 일상생활에 들어와야 하고 필요할 때면 언제든 조력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원격의료가 온전히 합법화되면 만성병 관리가 획기적으로 좋아질 것이다.

세 번째, 의료의 접근성이 좋아진다. 큰 병으로 수술받은 환자 입장에서 한 번 생각해보자. 내 몸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처음부터 내 몸을 보고, 진단도 하고, 수술도 해준 의사 아니겠는가. 그런데 이분들은 보통 집 가까이 있지 않다. 큰 병을 보는 큰 병원에 있을 것이다. 그래도 젤 잘 아는 분이니 의사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원격의료가 되면 멀리 있는 큰 병원에 가지 않고도 나를 제일 잘 아는 의사가 나를 계속 봐줄 수 있다.

네 번째, 응급상황에서 효율이 생긴다. 한밤중에 애가 열이 펄펄 끓을 때 응급실에 가면 어린이용 타이레놀을 주고 끝나는 경우도 많다. 그래도 안 갈 수 없다. 혹시 큰 병이 있는 거 아닌가 싶어서. 응급실이 멀리 있으면 더 골치 아프다. 이럴 때 응급실 당직의사랑 영상통화라도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아무래도 응급실로 와야겠다 그러면 그때 가면 되고 아니면 간편하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테니까.

마지막으로 기술의 발전, 의료산업화라는 측면이다. 5대 유망 신산업 하면 그중 디지털 헬스케어가 꼭 들어간다. 그런데 이런 산업은 제도의 영향을 엄청나게 많이 받는다. 아주 대표적인 규제산업이 의료분야다.

그러니 원격의료의 제도화가 산업에 미치는 긍정적인 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원격의료가 되면 웨어러블 의료기기 같은 것은 물론 원격 의료기기나 원격 투약, 원격 로봇수술 같은 기술까지 아마도 의료산업에 빅뱅이 일어날 것이다. 의료 빅데이터, 정밀의료, 재생의료 등에도 연쇄적인 영향이 기대된다.

이제는 원격의료 도입 '여부'가 아니라 도입 후 '관리'가 쟁점이 돼야 하는 시대다. 우리 모두의 건강수준과 형평이 강화되는 방향으로 우리 사회가 진일보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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