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16일 가천대에서 벤처창업학회 학술대회가 열린다. 스타트업 생태계의 현재와 미래 발전방안이라는 주제로 학계와 업계 전문가들이 모여 스타트업의 현안을 논의하고 발전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과연 우리나라 스타트업 생태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해결해야 할 핵심적인 문제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00년 초 IT버블 붕괴 이후 스타트업 생태계는 오랫동안 정체됐으나 2010년대 이후 스마트폰 도입과 함께 일어난 모바일혁명으로 이른바 '제2벤처붐'이 일어나고 있다. 양적으로 벤처기업 수와 벤처투자 규모, 스타트업의 매출 등은 IT버블 시절 이상으로 크게 증가했고 유니콘도 15곳이나 출현했다. 질적으로도 뛰어난 인적역량, 다양화한 사업모델, 스타트업 성장단계별 체계적 투자 등 발전된 양상을 보인다.
하지만 스타트업 성장과 함께 생태계의 지속적 발전을 위협하는 이슈들도 드러나고 있다. 무엇보다 새로운 사업에 대한 규제가 큰 문제다. 대표적인 예로 '타다'를 들 수 있다. 타다는 다음의 창업자였던 이재웅 대표가 추진한 모빌리티 서비스로 2018년 시작했다. 타다의 모빌리티 서비스로 크게 성장했으나 법인 및 개인택시조합의 반발에 부딪쳤다. 법원에서 진행된 위법 콜택시 소송에서 타다의 모빌리티 사업은 무죄판결을 받았으나 국회의 입법규제로 제동이 걸리면서 서비스가 중단됐다.
법률 플랫폼인 '로톡'과 의료서비스 플랫폼인 '강남언니'도 각각 변협, 의협과 갈등 상황에 놓여 있다. 로톡과 강남언니 모두 전문 서비스를 대상으로 가격 및 후기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여러 변호사와 성형외과의원의 서비스내용, 단가를 한눈에 비교해볼 수 있어 소비자들은 편하지만 변호사, 의사들은 관련 플랫폼이 불법광고, 알선, 중개에 해당한다고 주장한다.
새로운 서비스를 기획하는 스타트업 창업자는 그야말로 '교도소 담장을 걷고 있는' 상황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새로운 사업이 불법이 될 경우 창업자는 불법사업을 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규제로 사업이 중단되면서 투자자들에게는 매우 좋지 않은 신호를 준 셈이다. 급성장하던 사업도 규제에 의해 한순간에 불법서비스가 돼 투자손실이 발생한다면 도전적이고 실험적인 사업에 투자하는 모험자본이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
우리나라가 혁신을 추구하고 민첩하고 유연한 경제체제를 갖기 위해서는 이런 산업간 갈등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해당사자 전반의 의견을 수렴하고 궁극적으로 사용자 및 국민의 관점에서 스타트업 정책을 결정할 필요가 있다. 이해단체의 정치력에 의해 도전적, 실험적 노력이 무산된다면 그 누가 새로운 시도를 하겠는가.
정부도 스타트업 사업에 대해 네거티브 규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금지한 것 이외 모든 것을 시도할 수 있는 방식의 규제를 적용해 보다 다양한 사업적 시도를 이끌어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규제샌드박스를 적용해 스타트업 지원이 이뤄졌으나 한시적으로 시범적용된 후 원복되는 경우가 많아 과연 규제완화 정책이 실효성이 있었는지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 뿐만 아니라 공무원들의 디지털 역량을 확보하고 스타트업 기업의 신기술을 정책적으로 도입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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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스타트업의 인력부족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창업자가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IT인력이 부족해 사업이 만들어지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초기 스타트업의 경우 프로토타입을 만들고 신규 서비스를 기획, 수정하는 IT인력 확보는 사업존폐의 문제가 된다. 앞으로 진행될 디지털경제로 전환을 위해 기초인프라가 될 IT인력 확보, 또 그들을 위한 공공데이터센터와 인공지능 활성화기구 설립, 데이터거래소 활성화, 데이터 주권 및 망 공공성 체계 확립 등도 필수다. 이번 학술대회에서 다양한 논의를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발전방향이 제시되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