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의 농업정책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부족한 쌀 공급을 늘리기 위한 증산에 초점을 뒀다. 통일벼로 대표되는 다수확 품종을 전국의 논에 심게 하고 비료와 농약 등 농자재를 적극적으로 투입해 농업 생산성을 크게 끌어올렸다. 이어 비닐하우스로 대표되는 시설원예가 시작됐는데 겨울에 작물을 재배할 수 없는 기후적 제약을 넘어서기 위해 다양한 연구와 현장적용을 해왔다. 그 결과 초여름에나 볼 수 있었던 딸기나 수박을 한겨울에 수확해 높은 가격에 판매하는 농가가 생겨났고 과거에는 수입을 통해서만 맛보던 망고와 파인애플 같은 열대과일을 우리 땅에서 직접 생산하게 됐다.
우리나라의 시설원예는 최근 ICT 4차 산업화의 영향을 받아 매우 빠르게 성장하는데 온·습도와 빛 등의 작물 생육환경을 미세하게 조절해 재배여건을 최적화하는 정밀농업 기술이 생육여건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스마트팜(smart farm)으로 발전해 보급된다. 나아가 LED(발광다이오드) 등을 사용해 햇빛이 전혀 들지 않는 실내에서 작물생산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구현해 채소류 등을 생산하는 식물공장이 상용화됐다. 이와 같은 농자재산업의 발전은 주로 국내용으로 생산 및 판매되는 농자재 상품의 경쟁력을 높여줘 해외시장 공략의 가능성을 높여주었다. 특히 스마트 팜의 경우 비닐하우스나 유리온실을 설치하기 위한 기본 농자재 외에 최적의 생육환경에서 작물이 자라도록 하는 기술과 관리 노하우가 중요한데 우리나라와 유사한 기후에서 채소류를 생산하는 아시아 지역에서 상당한 우위를 가진다는 평가다.
농식품부는 2020년부터 카자흐스탄과 베트남 등 수출 유망국가에 우리나라 스마트팜 데모온실을 조성해 현지 홍보를 진행하고 전문인력 육성 및 마케팅 지원 등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는데 아직까지는 충분하지 못한 면이 있다. 이는 단순한 개별 상품의 수출이 아닌 일종의 플랜트(plant) 수출의 성격을 띠는 스마트팜의 특성으로 인해 인적·물적자원과 단계적 전략이 종합적으로 투입돼야만 가시적 성과를 창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스마트팜의 주요 수출 대상국이 대부분 개발도상국인 상황에서 우리 상품의 우수성을 인식시켜 현지 구매를 유도하기보다 국가간 경제협력 사업의 일환으로 우리나라 스마트팜을 일정규모로 공급해 빠르게 확산할 필요가 있다. 일례로 최근 다녀온 몽골의 경우 농진청의 국제농업기술협력센터(KOPIA) 사무소에서 시설재배를 위한 현지기술 개발 및 시범사업을 수년간 진행 중이지만 사업규모가 작아 반응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반면 중국에서 대량의 시설재배 설비를 직접 들여와 몽골에 단지를 조성하기 시작했는데 자칫 잘못하면 그동안 들인 노력이 성과를 보지 못할 것 같은 걱정이 앞선다.
우리나라도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같은 상당한 규모의 국제개발 협력사업을 매년 진행하는 상황에서 농자재 수출의 대표품목으로 기대되는 스마트팜의 수출확대를 위한 전략국가를 선정하고 종합적인 전략을 수립해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