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메타버스(metaverse)에 금융권의 관심이 높다. 초·고차원(meta)과 우주·세계(universe)를 결합한 메타버스는 현실과 접점을 갖고 온라인 가상세계에서 소비자와 기업을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기능한다. 온라인서비스산업이 소비자의 관심(attention)을 뺏기 위해 쟁탈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메타버스는 더 주목받고 있다. 한 번의 클릭으로 다른 사이트로 쉽게 이동하는 온라인서비스에 비해 메타버스는 폐쇄된 세계에 머물게 하는 이점 때문이다.
대형 국내외 금융회사들도 메타버스에 주목한다. 올해 3월 영국 대형은행인 HSBC는 가상공간인 더샌드박스에서 토지 1구획을 구매했는데 e스포츠와 게임이용자들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미국의 퀀틱뱅크도 올해 5월 디센트럴랜드에 디지털 거점(digital presence)을 마련했다. 다만 실제 예금이나 인출은 할 수 없다. 국내에서는 KB국민은행이 KB메타버스VR브랜치를, NH농협은행은 NH비전타운을 개소해 NFT(대체불가토큰) 보물을 찾으면 NH코인으로 교환해준다. 신한은행도 메타버스 플랫폼 베타를 오픈했다. 이처럼 메타버스는 가상공간, NFT, VR(가상현실) 등과 결합해 금융산업의 지형을 바꿀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간과해서는 안 될 점이 있다. 메타버스를 금융플랫폼으로 활용할 경우 현실영업에 비해 리스크가 클 수 있다는 점이다. 은행들이 메타버스 내 영업공간을 지점이라고 부르는데 신중한 것도 이를 인식해서로 보인다. 지점은 그 장소에서 금융거래가 이뤄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지점으로 부를 경우 규제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둘째, 메타버스는 그 세계를 구성하는 알고리즘에 지배된다는 점이다. 모든 행동은 알고리즘에 의해 컨트롤할 수 있는데 문제는 금융회사가 아닌 메타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가 컨트롤한다는 점이다.
셋째, 메타버스 밖에도 리스크는 존재한다. 메타버스는 현실과 연결된 세계로 붕괴 또는 소멸할 불확실성이 항상 있다. 메타버스 계좌가 말소되거나 최악의 경우 메타버스 자체가 소멸해버릴 경우 대응방법이 명확하지 않다.
넷째, 가상세계에서 사용되는 지급수단은 전통적 화폐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이고 이들을 보관하는 계좌나 지갑에서 손실, 사기를 당한 경우 금융소비자 보호방법이 명확하지 않다.
다섯째, 가상세계에서 사기, 해킹, 신분절도 등이 발생한 경우 현실에서 금융회사가 준수할 것으로 기대되는 규제와 사이버 안전에 대한 책임이 명확하지 않다.
이처럼 메타버스 내 금융거래와 관련해서는 지점개설, 개인정보·프라이버시, 불완전판매, 사이버안전, NFT의 성격 등 규제이슈가 정리·정립되기까지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메타버스라는 플랫폼의 가능성과 발전속도를 감안할 때 선제적으로 메타버스를 활용하려는 금융회사의 경우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자율규제 정책과 모범관행을 마련하는데 관심과 노력을 경주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