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트래픽을 유발하는 구글, 넷플릭스 등 글로벌 CP(콘텐츠 사업자)를 대상으로 망사용료를 부과하는 이른바 '망무임승차방지법'(망사용료법) 입법논의가 최근 표류하고 있다. 애초 빅테크의 갑질과 무임승차를 막겠다며 여야 정치권 모두 법안처리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국내 유튜버들을 볼모로 삼은 구글의 반격에 돌연 신중모드로 돌아선 것이다. 이달 초 "망사용료법 문제점이 있어 보입니다"는 이재명 대표의 트윗이 결정타였다. 국회 과방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한술 더떠 "소수 ISP(인터넷사업자)를 보호하려는 편협하고 왜곡된 애국마케팅을 하다 국내 CP의 폭망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했다. 법안의 본질을 제대로 읽지못한, 성급한 발언이다.
시계를 1년전으로 되돌려보자. 지난해 10월 18일 문재인 대통령은 "글로벌 플랫폼은 그 규모에 걸맞게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임 대통령까지도 글로벌 플랫폼의 망 무임승차를 우리 콘텐츠 생태계에 악영향을 미칠 불공정 이슈로 인식했다. 실제 오징어게임에 250억원을 투자해 1조원이상 수익을 거둔 넷플릭스가 수백억원 정도인 망이용대가를 내기싫어 소송을 제기했다는 사실은 당시 여론을 악화시켰다. 여야를 막론하고 7건의 개정법이 쏟아진 이유다. 그런데 불과 1년만에 정반대의 상황이 연출된 것이다. 이재명 대표는 대선후보 시절 글로벌 OTT(온라인동영상 사업자)의 망사용료 지급도 공약했었다. 결국 야당 지도부가 사실관계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한채 성급하게 나선 것이다. 법안을 발의한 같은당 의원들조차 당혹감을 내비쳤다.
망사용료법 통과가 필요한 이유는 차고 넘친다. 구글과 넷플릭스 등 거대 OTT의 등장이후 전세계 인터넷 트래픽은 폭증했고 국내외 ISP의 망증설투자와 관리비용도 급증했다. 원인기업이 이를 부담하지 않는다면 결국 ISP와 소비자에 전가될 수 밖에 없다. 방치할 경우 결국 망이 부실해져 CP와 이용자 모두 피해를 보는 '공유지의 비극'이 초래될 것이 자명하다.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적으로 망사용료법 도입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일부 친(親)구글 시민단체가 망중립성 원칙과 이를 연계시키지만 눈속임이다. 수차례 재판에서 법원의 판단이 내려졌고, 망중립성 개념을 고안한 미국의 학자조차 망사용료와는 다른 개념이라고 선을 그었다.
구글은 앞서 망사용료법이 통과되면 국내 CP와 창작자들에 수익감소와 지원축소 등 불이익이 돌아갈 것이라며 반대서명을 촉구했다. 창작자들의 불안감을 키워 반대여론을 형성하려는 꼼수다. 무엇보다 선량한 유튜버들을 볼모로 정부와 국회를 겁박한 행태가 괘씸하다.
구글의 주장과 달리 망사용료법은 막대한 트래픽을 초래하면서도 정당한 망이용대가를 내지않는 거대 CP를 겨냥했을 뿐, 중소CP나 개별 창작자들은 대상이 아니라는 점에서 명백한 사실왜곡이다. 국내 CP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물론 같은 미국계인 디즈니플러스, 애플, 메타 등 해외 CP 들도 망이용대가를 내고 있다. 오직 구글과 넷플릭스만이 국내 ISP와 망 이용계약을 위한 협상에 조차 응하지 않고 있다. 유튜브 광고로만 국내에서 수조원을 벌어들이는 구글이 1천억원 정도의 망비용을 내지않겠다고 버티는 것도 옹졸하다. 법통과시 망이용료가 창작자에 전가될 수 있다는 주장도 어불성설이다. 자신들이 내야할 영업비용을 떠넘기는 것인데, 불공정 행위이자 우월적 지위 남용으로 당장 규제당국부터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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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구글은 앱통행세 횡포를 막기위한 인앱결제방지법 통과이후에도 법조항의 허점을 틈타 꼼수 수수료 인상을 관철한 전례가 있다. 이에 대한 국회의 대응은 무기력했다. 구글이 이처럼 무리수를 두는 것은 그만큼 망사용료법의 파괴력에 전세계가 주목하기 때문이다. 구글의 얄팍한 꼼수에 더는 흔들리지 않는, 국회의 힘을 보여줘야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