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독도문제, 시간은 우리 편

[MT시평]독도문제, 시간은 우리 편

김동규 (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2023.04.05 02:05
김동규(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김동규(국제시사문예지 PADO 편집장)

한국에서 활동하는 일본인 연예인이나 반대로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연예인을 괴롭히려고 작정한 기자가 있다면 그 연예인의 기자회견에서 "독도는 어느 나라 땅인가"라고 물으면 된다. 그러면 기자회견은 끝난다.

어떤 사람이 자기 집 창문에 목을 내밀고는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외친다. "이 집은 저희 집입니다." 그 사람은 매일 행인들에게 말을 걸고는 이 집이 자기 것이라고 얘기한다. 하지만 의도와 달리 역효과가 나타난다. 시간이 지나자 동네에 '저 사람 소유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퍼지기 시작한 것이다. 독도문제도 그렇다. 오랫동안 실효적으로 독도를 지배한 우리가 괜히 국제분쟁으로 만들 필요가 없는데도 자꾸 세계를 향해 "독도는 한국 땅"이라고 하는 바람에 '독도는 국제 분쟁지역'이라는 인식이 세상에 퍼지는 것 같다. 또 한국이 평화롭게 지배하고 있음을 세상에 각인하려면 독도를 배경으로 전투기나 해군함정이 아닌 아이들이 뛰어놀고 젊은 커플이 수영복 차림으로 모히토를 마시며 쉬고 있는 사진을 내보내야 할 텐데 우린 군대가 지키는 독도 사진을 내보이면서 '독도는 국제 분쟁지역'이라는 인상을 계속 주고 있다. 실효적 지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도가 한국 것'이라는 법적 '의식'이며 이 '의식'이 특히 상대방에 생겨야 실효적 지배가 국제법적 소유로 질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다. 독도에 100만 대군을 주둔시킨다고 상대방의 법적 '의식'이 바뀌어 국제법적 소유가 확립되는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해야 일본인들의 머릿속에 '독도는 한국 것'이라는 법적 '의식'이 생기게 될까. 국제법에는 명시적 방법과 묵시적 방법이 있다. 명시적 방법은 한국과 일본이 공식적으로 '합의'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이 국가부도 위기에 처했을 때 한국이 100조원을 차관으로 빌려주면서 일본으로부터 '독도는 한국 것'이라는 '합의'를 받아내는 것이다. 또는 일본이 제3국의 침공을 받았을 때 한국이 해병대 2개 사단을 보내 도와주면서 '합의'를 받아내는 것이다. 이러한 명시적 해법은 이해하기 쉽다. 이와 달리 묵시적 해법은 이해하기 어려운데 '시효', 즉 '시간의 효과'라는 방법이 그것이다. 시간이라는 것이 참 묘해서 의식을 바꿔내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아무것도 안 했는데 시간이 흐르면 의식이 함께 변화한다.

한국은 오랫동안 독도를 실효적으로 지배했다. 물론 국제법상 100% '소유'라고는 말하기 어렵다. 아직 시비를 거는 일본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효적 지배에 따라 시간이 흐를수록 '독도는 한국 것'이라는 의식이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조금씩 자라나게 돼 있다. 일본 정부는 이 '시간의 효과'를 막으려고 끊임없이 시비를 걸면서 독도가 국내외적 이슈가 되도록 노력한다. 따라서 일본 정부는 내심 한국 측이 더욱 시끄럽게 맞서면서 국제이슈화해주길 바란다. 독도문제의 열쇠는 명시적 합의와 묵시적 시효뿐이다. 한국 대통령과 일본 총리 수준에서 어찌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시간의 힘을 믿고 느긋하게 독도의 평화적 지배를 즐기는 것이 상책이다. 어차피 해결에 100년도 더 걸릴 영토문제며 시간은 우리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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