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감세와 관세 오프세팅

[MT시평]감세와 관세 오프세팅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2025.10.14 02:05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정책은 공화당의 전통적 감세와 규제완화 그리고 트럼프 특유의 관세부과와 이민감축이라는 2단 콤보로 요약된다. 트럼프의 콤보정책이 단명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기조로 자리잡을지는 그 경제적 성과에 달렸다.

그 성과는 상호 이질적인 두 갈래 정책의 상충과 시너지 효과가 좌우한다. 1980년대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의 광범위한 조세개혁과 정부개혁 이후 감세와 규제완화는 공화당의 경제정책 핵심으로 뿌리내렸다. 정부의 비효율성을 줄이고 민간의 투자활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경제의 공급 측 역량강화에 초점을 둔 레이건노믹스는 성과가 있었다. 미국 경제는 스태그플레이션에서 벗어나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장기 성장국면에 진입했다. 감세와 규제완화가 긍정적 성과만 가져온 것은 아니었다.

1980년 미국 GDP의 2.6%였던 연방정부 재정적자가 GDP의 5%로 빠르게 늘었다. 레이건은 경제가 성장해 세수가 증가하면 재정적자가 줄어든다고 주장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재정적자로 국채발행이 늘자 1960년대 4% 안팎이던 장기국채 수익률은 레이건이 퇴임(1989년 1월)하던 1988년 9% 안팎에서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미 국채수익률은 10년 후인 1998년이 돼서야 다시 4%대로 낮아졌다. 1993년 취임한 빌 클린턴 대통령이 고소득층과 기업에 대한 소득세를 인상하며 증세에 나서고 정부 구조조정을 통해 지출을 삭감해 재정건전성을 강화한 덕분이었다. 그 결과 연방정부의 재정수지는 흑자로 선회했다. 클린턴이 퇴임(2001년 1월)하던 2000년 재정흑자는 GDP의 2.3%에 달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GDP의 9.8%까지 늘어난 재정적자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노력으로 2015년 GDP의 2.4%까지 감소했다. 2017년 취임한 트럼프는 감세와일자리법(TCJA)을 통과시켜 법인세를 21% 단일세율로 낮췄다.

그 여파로 재정적자는 2019년 GDP의 4.6%로 커졌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해 재정적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하며 GDP의 15%인 3조1000억달러로 폭증했다. 2022년 1조4000억달러로 감소한 재정적자는 2024년 1조8000억달러로 다시 증가했다.

트럼프행정부는 최근 새로운 감세법(OBBA)을 통과시켜 감세기조를 영구화했다. 또한 수입관세 부과가 재정적자 축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지난 1년간 관세수입은 2150억달러로 재정적자의 10%에 불과하다.

문제는 관세부과의 상쇄효과(offsetting)로 감세의 이점이 줄어든다는 사실이다. 정부는 감세로 풀린 돈을 관세로 다시 흡수해 시중 유동성을 약화시킨다. 기업은 관세의 불확실성으로 경영계획에 차질을 빚는다.

더불어 이민축소 정책이 지속되면 고용이 감소해 투자에 차질을 빚고 임금에 대한 상방압력이 가중될 수 있다. 공급 측 충격이 시차를 두고 나타나면 물가상승 압박과 함께 높은 장기금리가 고착화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정책 간의 상호작용을 예의 주시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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