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지난 10월2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12월 초부터 양적긴축(QT)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연준이 2022년 6월부터 줄인 채권보유 규모를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얘기다.
2020년 3월 팬데믹의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연준은 기준금리를 0%로 내리고 채권을 매입하는 방식으로 양적완화(QE)를 시행했다. 그 결과 연준의 자산규모는 2020년 4조2000억달러에서 2022년 8조9000억달러로 늘었다. 미국 총통화량(M2)도 15조4000억달러에서 21조7000억달러로 급증했다.
하지만 연준이 양적긴축을 시행하자 보유자산 규모는 6조6000억달러로 26% 감소했고 M2도 2023년 말 20조7000억달러 수준으로 축소됐다. M2는 정부 재정적자가 누적되면서 최근 22조2000억달러로 늘었다.
연준의 양적긴축은 은행권에 유동성 부담을 가중했다. 양적완화가 정점에 다가섰던 2022년 말 연준의 역레포(RRP) 규모는 2조3000억달러에 달했다. 흘러넘치는 시중 유동성을 흡수하기 위해 연준이 은행에 국채를 담보로 제공하고 차입한 규모가 2조달러를 상회했다.
하지만 최근 양적축소가 3년 넘게 이어지자 역레포 규모가 50억달러로 쪼그라들었다. 반면 은행이 유동성 부족을 메우기 위해 연준에 채권을 담보로 주고 돈을 차입하는 레포(repo) 거래는 10월 말 500억달러를 넘어 2021년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시중 유동성 고갈은 은행이 연방준비은행에 예치하는 지불준비금(reserves) 규모에서도 엿볼 수 있다. 지난 7월 3조4000억달러에 달한 은행의 지불준비금 규모는 최근 2조9000억달러로 약 15% 감소했다. 이는 연준의 긴축이 최고조에 이른 2023년 초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더불어 재정적자로 인한 국채발행 증가도 유동성 고갈을 부채질했다.
유동성 부담은 소규모 발작인 미니 텐트럼(tantrum)으로 나타났다. 10월 FOMC에서 연준은 10월30일을 기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금리 목표치를 3.75~4%로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10월 말 시중실세금리를 반영하는 레포금리는 상한선을 뚫고 4.22%까지 치솟았다.
한편 2017년 9월 연준은 처음으로 양적긴축을 단행했다. 2년이 지난 2019년 9월이 되자 시중유동성은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연준의 자산규모가 4조4000억달러에서 3조8000억달러로 14%가량 감소했고 은행의 지불준비금도 2조4000억달러에서 1조4000억달러로 40%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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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9월17일 레포금리는 10% 위로 솟구쳤다. 충격을 받은 연준은 양적긴축을 종료하고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했다. 또한 750억달러의 긴급 유동성을 주입하고 매월 600억달러의 채권을 매입해 작은 규모의 미니 양적완화를 재개했다.
최근 자금시장 경색은 2019년의 긴축발작엔 미치지 못한다. 하지만 연준도 유동성 고갈의 심각성을 느낀다. 연준이 2019년과 같이 금리인하를 넘어 유동성 주입과 양적완화에 착수할지 유동성 상황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