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보세]홍보와 소통은 다르다

[우보세]홍보와 소통은 다르다

정인지 기자
2025.12.02 05:33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등장한 유튜브 쇼츠에 광고라는 의미의 '스폰서'가 기재돼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등장한 유튜브 쇼츠에 광고라는 의미의 '스폰서'가 기재돼 있다. /사진=유튜브 캡쳐

최근 사회 관계 부처 대변인실들은 장관 브리핑 일정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다음에'를 연발하기 일쑤다. 연말에는 내년 중점 사업을 한창 홍보할 때지만 장관은 커녕 차관 브리핑도 손에 꼽는다. 10월에는 국정감사의 영향이 있었다손 치더라도 공백이 점점 길어지고 있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지난 7월, 최교진 교육부 장관과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각각 9월에 취임했다. 정 장관은 코로나19(COVID-19) 당시 솔직하고 침착한 브리핑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막상 복지부 장관 취임 이후에는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 외에 주요 정책 소개에 나선 적이 없다. 변호사 출신인 원 장관 역시 마찬가지다.

최 장관은 지난 9월 고교학점제 개선안을 브리핑 하려다 직전에 취소했다. 최 장관은 지난달 '모두를 위한 인공지능(AI) 인재 양성 방안'을 발표했지만, 12년간 세종시교육감 출신의 경력이 묻어나왔다고 보긴 어려웠다. 정책 내용의 대부분은 AI 중점학교 2028년까지 2000곳으로 단계적 확대, 빠른 AI 인재 배출을 위해 학·석·박사 과정을 통합해 5.5년으로 단축 등 산술적 계산에 그쳤다. 브리핑 중 다음 일정에 따른 이석으로 대부분 질문도 실국장이 답변해 초중고생이 갖춰야 할 AI 기본 소양이란 무엇인지, 이를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등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내부에서는 늦은 인사를 가장 큰 이유로 꼽는다. 한창 정책을 만들어야 할 시기에 인사가 늦어지면서 무기력한 상태로 시간이 흐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복지부의 경우 실장 인사는 마무리 됐지만 국장 인사가 남았고, 교육부는 대변인(1급)도 한달 째 공석이다. 성평등가족부도 지난 10월1일 조직을 개편했지만 실장 인사를 내지 못하고 있다. 위에서 인사가 정체되자 한창 실무에 몰두해야 할 과장들도 대기 상태다.

장차관에게 행사 참석 및 홍보 요구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종 기념식, 축하행사에 참여한 장관의 모습은 유튜브 쇼츠로 만들거나 인스타그램에 올려야 한다. 장관마다 SNS(소셜미디어) 소통을 강화하라는 지침 때문이다. 이를 위해 각 부처는 유료 광고까지 나선다. 유튜브 쇼츠에는 최근 광고라는 의미의 '스폰서'가 기재된 성평등가족부 영상이 노출되고 있다. 성평등가족부의 쇼츠 조회수가 최근 50만~100만회로 급증하게 된 배경이다. 한 고위 공무원은 "범부처 대변인 회의에서는 SNS 광고를 장려하고 있다"며 "이 계정을 활성화하는 데도 품이 드는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장관 브리핑은 단순히 정책을 전달하는 자리가 아니다. 우리나라 사회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고, 정책을 통해 중장기적으로 어떻게 바꿀 수 있을 지 장관이 지향하는 미래상을 보여주는 공공적 소통의 장이다. 앞으로는 일방적인 정책 홍보보다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결해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소통의 자리가 더 늘어나길 빈다. 그래야 비로소 '국민주권정부'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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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안녕하세요. 정책사회부 정인지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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