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신의 china story]중국 문화산업, 내수를 넘어 글로벌 경쟁자로 자리매김

[정유신의 china story]중국 문화산업, 내수를 넘어 글로벌 경쟁자로 자리매김

정유신 서강대 기술경영대학원장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2026.02.02 02:05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겸 코차이경제금융연구소장 정유신

세계 문화산업에서 중국의 존재감이 급부상하고 있다. 상징적 계기는 중국 애니메이션 영화 '나타 2 : 마동 대폭주'다. 지난해 세계 영화시장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을 제치고 흥행수입 1위(약 2조8000억~2조9000억원)에 등극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흥행뿐만 아니라 시뮬레이션 완성도나 캐릭터 애니메이션 레벨이 톱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문화산업의 현황을 간단히 살펴보자. 시장규모(매출 기준)는 이미 2024년 세계 1위다. 약 19조위안(약 4000조원)으로 미국(약 3500조원)을 뛰어넘었고 우리나라(약 160조원) 대비론 무려 25배다. 특히 디지털콘텐츠산업의 성장세가 빠르다. 2024년 시장규모는 1조7500억위안으로 문화산업 전체의 9.2%지만 성장률은 지난 5년(2020~2024년) 동안 연 13.5%에 달한다. 미국의 3%, 일본의 2.8%, 우리나라의 4%와 비교하면 3~4배 빠른 속도다.

중국 문화산업이 급성장한 배경은 뭔가. 첫째, 압도적 내수 기반이다. 애니메이션, 온라인드라마, 게임, 숏폼 등이 스마트폰과 PC 플랫폼을 타고 중국 내 5억명 가까운 고객을 흡수했다는 게 시장의 의견이다.

둘째, 정부의 강력하고 일관된 지원책이다. 중국 정부는 내수확대뿐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중국의 소프트파워를 부각하기 위해 문화산업을 육성했다. 2035년 '문화강국 달성'이란 목표 아래 전국적으로 수백 개 문화산업단지를 구축해 다양한 투자 및 세제혜택(5~10% 절감)을 제공했다.

셋째, 혁신기술 활용이다. 특히 AI, 5G, 클라우드, VR 등 혁신기술이 중국 문화산업의 생산성을 대폭 높였고 표현방식도 근본적으로 바꿨다는 평가다.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콘텐츠 기획, AI를 활용한 제작, 플랫폼을 통한 세계 시장 동시배급은 중국 콘텐츠의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했다. 이외에 MZ세대의 역할도 컸다. 중국에서는 IP(지식재산권)를 영화뿐 아니라 게임, 애니메이션 시리즈, 플랫폼 콘텐츠로 확장해 다양한 수익을 회수하는 '리쿠프 모델'이 빠르게 정착하고 있다. 이때 각종 디바이스와 플랫폼을 오가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MZ세대의 생활방식이 이러한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는 평가다. '나타' 시리즈는 이 모델의 성공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파급효과도 다양하다. 중국 내수확대와 고용창출(연 100만명 내외)은 물론 플랫폼·결제·광고·캐릭터상품 등 연관산업의 동반성장 효과도 크다. 또 중국 IP 수출이 수입을 넘어서면서 제조업 외에 무역흑자의 새로운 축이 됐고 세계 문화·콘텐츠업계에서 소비국을 넘어 영향력 있는 공급자로 자리매김했다.

우리에겐 어떤 의미일까. 중국 문화산업의 급부상은 위기이자 기회다. 한국-미국-중국-일본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진다는 점에선 위기지만 아시아 문화산업이 세계 시장의 새로운 중심이 된다는 점에선 기회이기도 하다. 단기흥행 외에 기술과 융합한 IP 수익의 다양한 회수전략 마련에 민관협력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급성장하는 중국과 협력방안도 더욱 꼼꼼히 설계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