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투자자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금리가 어느 정도로 올라오면 시장이 크게 흔들리게 될까요?" 같은 질문을 한다. 예를 들어 현재 10년 미국 국채 금리가 4.7% 전후로 형성되어 있는데, 5.0%까지 오르면 실제 시장이 긴장할 것인지를 묻는 질문이다.
오랜 기간 금융 시장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보자면 시장을 흔들어놓는 특정 레벨이란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5.0%까지 오른다"와 같은 어떤 정해진 숫자가 충격을 주기보다는 시장이 어느 정도 오를 것이라 생각하고 있던 레벨을 크게 뛰어넘는 레벨로 금리가 뛸 때 시장 참여자들은 크게 당황하게 된다. 5%의 금리가 절대적으로 높은 수준일지라도 시장이 최대 5%까지 높아질 수도 있다고 인식하고 있었다면 그 레벨 자체가 문제를 만들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특정 금리의 레벨보다는 되려 금리가 올라가는 속도가 더 영향을 크게 주곤 한다. 지난 2022년을 되돌아보자. 코로나 당시의 과도한 부양책으로 인해 수요가 크게 폭발했고, 공급망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었다. 여기에 러-우 전쟁이 터지면서 수요의 증가와 공급의 부족, 그리고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3중고가 겹쳤다. 이에 뒤늦게 연준은 0%였던 기준금리를 불과 1년여만에 5.5%까지 급격하게 인상했는데, 예상 외로 높은 금리가 이례적으로 빠른 속도로 올라가게 되면서 금융 시장이 크게 흔들렸던 바 있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지속적으로, 천천히 오르게 된다면 예상보다 빠르게 금리가 오르는 상황 대비 충격은 제한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높아진 금리의 지속성이다. 지난 2023년 10월 미국의 10년 국채 금리는 5.0%를 넘어선 바 있다. 다만 일일 천하로 끝났는데, 하루 정도 넘어선 이후에는 되려 금리가 급락하면서 수개월 만에 3.5%까지 밀려내려가게 된다. 5.0%의 고금리가 부담을 주는 것도 문제지만, 높아진 금리가 쉽게 내려가지 않고 장기간 유지된다고 가정한다면 금융 시장이 느끼는 부담이 상당하지 않을까? 당장 부담이 되더라도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다면 어려움을 견디려는 심리가 생겨나게 된다. 그러나 장기간 유지된다면, 그리고 쉽게 되돌려지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가 형성된다면 시장이 느끼는 부담감은 훨씬 배가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고려해야 할 요인은 금리 상승의 원인이다. 단순히 일시적인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상승 발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금리의 상승이라면 전쟁이 끝났을 때, 혹은 호르무즈가 풀렸을 때 바로 해결될 수 있다. 그러나 일시적 물가 상승으로 인한 금리 상승이 아니라 과거 대비 강해진 성장, 혹은 AI를 중심으로 한 투자의 큰 폭 증가가 만들어내는 강력한 자금 수요, 그리고 재정 적자 확대로 인한 추가 국채 발행 증가의 우려로 인한 수급 부담이 금리를 끌어올린 것이라면 어떨까? 쉽게 해결되지 못할 것이라는 기대는 고금리의 부담을 더욱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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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이 갑자기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정 레벨의 금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금리의 레벨과 함께 상승의 속도와 원인, 그리고 지속 가능성 등을 함께 고려하면서 시장에 미치는 충격을 면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