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근로소득세 연간 세수가 내년이면 100조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일부 대기업 성과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경직적인 소득세 과세구간 탓이 크다. 억대 연봉자도 2024년 기준으로 150만명을 넘어섰다. '월급쟁이가 봉'이라는 자조가 현실화되는 것이다. 상위 10%의 고소득층이 전체 근로소득세의 70% 이상을 부담하는 세부담 편중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1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내년도 근로소득세 수입 전망치는 102조4000억원대로 올해보다 40%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근로소득세 수입이 100조원을 넘어서는 건 처음이다. 경제규모 확대와 반도체, 은행·증권 등 대기업 성과급이 늘어난 영향으로 억대 연봉자 추이도 이를 반영한다. 2009년 20만명 이하이던 억대 연봉자는 2024년에는 154만명에 달했다. 전체 근로자 중 이 비율은 7.3%에 달해 2009년 1.4%에서 5배 이상 급증했다.
하지만 누진세율(6 ~ 45%)의 근거가 되는 소득세 과세표준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특히 세율 35%가 적용되고 억대 연봉자와 관련있는 8800만원 ~ 1억5000만원 구간은 18년째 그대로다. 소득세 과세표준을 물가 수준에 맞춰 올리는 물가연동제가 대안으로 제시됐지만 세수 감소 우려 때문에 제대로 고쳐지지 않았다. 성실히 세금을 납부하는 유리지갑 근로자들의 납세 의지가 꺾인다면 큰 문제다. 이재명 대통령조차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실질임금은 안 올라도, 누진제로 세금이 계속 늘어난다"며 "월급쟁이는 봉인가"라고 했을 정도다.
복지수요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소득세 편중 과세 문제도 들여다봐야 한다. 현재 국내 근로소득 면세자 비율(약 32.5%)은 일본(14.5%), 캐나다(13.6%) 등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주요국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각종 공제 혜택 탓에 직장인 3명 중 1명 정도로 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는 면세점 이하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보편적 과세 원칙에 위배된다. '넓은 세원, 낮은 세율'과 적정한 누진세율, 모든 국민은 적은 액수라도 세금을 내야 한다는 것은 조세정책의 기본 원칙이다. 반도체기업 호황으로 100조원대 초과세수가 언급되는 올해와 내년이 소득세 편중과 과세표준을 손볼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