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새만금 글로벌 푸드허브, 지금이 골든타임

[기고] 새만금 글로벌 푸드허브, 지금이 골든타임

김창길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특임교수
2026.09.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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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길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특임교수
김창길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 특임교수

세계 식량 공급망이 흔들리고 있다. 기후변화에 따른 작황 불안과 지정학적 갈등, 자국 우선주의 확산으로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졌다.

먹거리와 농식품 원료의 상당 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우리에게 이러한 변화는 위기인 동시에 농식품산업의 체질을 바꿀 기회다.

그 전략적 해법 중 하나가 새만금 신항만과 연계한 글로벌 푸드허브 조성이다. 올해 말 신항만의 첫 잡화부두 2선석이 완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항만은 부두를 건설했다고 저절로 활성화되지 않는다. 성패는 안정적인 물동량과 경쟁력 있는 배후산업을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

부두를 먼저 건설한 뒤 화주와 기업이 찾아오기를 기다리는 방식으로는 조기 활성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개항 초기부터 화물을 창출할 산업을 준비해야 한다. 지금이 글로벌 푸드허브 조성을 본격화 해야할 골든타임인 이유다.

새만금은 대규모 농생명용지와 식품산업 기반을 갖추고, 신항만·공항·철도·도로가 연계되는 복합물류 거점으로 발전하고 있다.

신항만과 접근성이 높은 지역에 푸드허브를 조성한다면 국내외 농식품 원료의 반입부터 저장·가공·검역·통관·콜드체인·수출에 이르는 과정을 까지 한곳에서 처리할 수 있다.

국내 농산물은 세계시장으로 내보내고, 해외 원료는 고부가가치 식품으로 가공해 재수출하는 항만형 농식품 플랫폼 구축이 가능해진다.

평상시에는 K-푸드 수출기지로, 공급망 위기 상황에서는 곡물과 원료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국가 식량안보 거점으로 기능할 수 있다.

익산 국가식품클러스터와의 연계는 푸드허브의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국가식품클러스터의 연구개발·제품화·품질·안전관리·기업지원 역량과 새만금의 대규모 생산·가공·물류·수출 기반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면 '연구개발–생산–가공–물류–수출'로 이어지는 완결형 가치사슬을 구축할 수 있다.

여기에 AI·로봇·스마트 물류를 접목하면 새만금과 익산을 잇는 'K-푸드 테크 벨트'로 발전할 수 있다.

이제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다. 기본계획에 신항만 접근성과 조기 개발 가능성을 갖춘 지역을 '글로벌 푸드허브 우선 조성구역'으로 반영하고, 냉장·냉동 물류, 식품 저장·가공, 품질인증과 기업지원 시설을 공공 주도로 우선 구축해야 한다.

이후 기업 입주와 물동량 증가에 맞춰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장기적으로는 신항만 배후지역과 연계해 조기 실행력과 확장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기반시설만으로 글로벌 기업을 유치할 수는 없다. 기업이 투자처를 선택하는 핵심 기준은 규제 수준과 행정 속도, 제도의 예측 가능성이다.

새만금을 글로벌 투자 거점으로 도약시키려면 글로벌 수준의 규제 완화와 제도 혁신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한다.

가칭 '글로벌 규제혁신 선도특구'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식품·농업·물류 관련 규제를 국제 기준에 맞게 전면적으로 정비해야 한다.

입지 선정부터 설비·생산·유통·수출까지 인허가를 일괄 처리하는 원스톱 플랫폼을 구축하고, 보세가공과 재수출 특례 및 신기술 규제샌드박스를 확대해야 한다.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식품안전 인증과 국내 인증 간 동등성 인정 범위도 넓혀 중복 심사와 기업의 행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

두바이 등 세계적 자유무역지대의 성공 요인을 벤치마킹해 세제·관세·투자와 전문인력 유치에도 차별화된 특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

안전과 환경 기준은 엄격히 지키되 중복 규제와 불필요한 절차는 과감히 걷어내야 한다. 행정의 속도와 제도적 예측 가능성이 새만금의 강력한 투자 경쟁력이 돼야 한다.

범정부 추진체계도 조속히 가동해야 한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식품산업과 수출 전략을 주도하고, 새만금개발청이 개발계획과 부처 간 조정을 총괄하며, 관계 부처와 전북특별자치도가 사업 주체·재원 조달·착공 일정·성과 목표를 구체화해야 한다.

국내외 식품기업과 화주·선사 유치에도 공동으로 나서야 한다.

부두 없는 푸드허브는 내륙산업단지에 머물고, 화물 없는 신항만은 거대한 접안시설에 그친다. 따라서 이제는 신항만과 농생명산업, 국가식품클러스터를 하나의 가치사슬로 연결하고, 글로벌 기업이 투자를 하고 싶은 환경을 갖춰야 한다.

새만금을 대한민국의 식량안보와 K-푸드 수출을 견인하는 국가전략 거점으로 도약시킬 골든타임이 바로 지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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