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22대 국회가 846개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25일간의 국정감사 일정에 돌입한다. 국정감사는 정부 정책과 예산 집행, 기관 운영 전반을 점검하는 자리다. 국회는 국민이 알고 싶어 하는 의혹들을 날카롭게 파헤치고 피감기관들은 국민의 삶과 직결된 정책에 대해 충실한 답변을 내놔야 한다. 하지만 매년 국감철만 되면 민생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여야의 극한 대립과 정쟁만 난무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호통과 모욕으로 일관하는 국회의원들의 태도는 국감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피감기관 역시 무성의한 자료 제출과 부실 답변을 일삼은 탓에 국감 무용론이 반복됐다.
올해 국감도 벌써부터 여야 대치 속에 민생은 실종되고 정쟁만 남을 것이라는 우려가 깊다. 야당은 국감을 앞두고 '이재명정권 심판'이라는 구호를 내걸며 장외집회에 나섰고, 여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의 국감 증인 불출석 사유서 제출을 놓고 십자포화를 퍼부었다.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을 정쟁으로 소모하기엔 국민의 삶과 직결된 현안들이 너무나 엄중하다. 무엇보다 부동산 정책 수립 과정과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도입 배경은 전말이 낱낱이 규명돼야 할 대상이다. 미래대응기금과 농지 전수조사 후속 조치 계획 역시 중점적으로 다뤄져야 한다. 군 안보 태세에 경종을 울린 DMZ(비무장지대) 지뢰 폭발 사고에 대해서도 이번 국감에서 실효성 있는 재발 방지책을 끌어내야 한다. 대미 전략 투자 프로젝트와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의 타당성을 따지고 현재 진행형인 금융권 연쇄 해킹 사태의 대응체계와 보완 방안도 점검해야 한다.
국회는 생산적 국감을 위해 호통이 아닌 치밀한 자료 분석과 논리적인 질의로 대결한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정부의 실책을 드러내는 일회성 폭로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해결책을 함께 고민하고 입법과 예산으로 연결하는 것이 입법부 본연의 기능이다. 피감기관 또한 자료 제출 거부나 부실한 답변은 곧 국민 앞에서 진실을 숨기는 오만한 행태임을 명심하고 국회의 정당한 검증에 성실히 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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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세 번째 국감이 또 한 번의 싸움판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산적한 민생 난제를 풀고 정책 불신을 해소하는 생산적인 국감이 되도록 국회와 피감기관 모두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