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 말귀를 못 알아들으세요?"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건 국장님 같은데요?"
지난달 25일 학자금 대출한도 설정 대학이 선정됐다는 보도가 나오자 교육과학기술부 담당 국장은 "50곳이 선정된 것은 맞는데 그렇게 봐서는 안된다"는 희한한 설명을 늘어놓았다.
대학들로부터 많이 시달렸는지 극도로 신경질적이고 예민한 반응이었다. 사실 확인을 두고 실랑이를 벌이다 결국 교과부가 설명자료를 내놓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일은 이상하게 꼬여갔다. 교과부는 당초 "해당 대학들의 이의신청을 받은 후 다음주 대출한도 대학 명단을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날짜가 임박해서 갑자기 발표계획을 연기했다. 대학들의 반발로 발표 자체가 무산됐다는 말도 흘러나왔다.
정말 무산된 것인지 확인이 필요했다. 교과부 인재정책실장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아직 정리가 안됐다"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 발표를 안 할 수도 있다는 뉘앙스였다. 이주호 장관에 곧바로 전화를 걸었다. 국회 일정 때문에 통화가 되지 않았다.
장관 일정을 확인하니 마침 '전문대 학생·교수들과의 간담회'가 잡혀 있어 행사 장소인 안양으로 곧장 향했다. 이 장관으로부터 "숫자가 좀 줄어들 수는 있어도 반드시 발표한다"는 대답을 어렵사리 얻어냈다.
이번 학자금 대출한도 설정대학 발표 과정을 지켜보면서 과연 교과부 공무원들이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가 있나 의심을 지우기 어려웠다. 교과부 공무원들은 수 십년 동안 대학들과 공식, 비공식적으로 인사교류를 진행해 왔다.
대학은 퇴직관료를 챙겨주기도 했고, 교과부는 그런 대학을 좀 더 챙겨주는 일이 허다했다. 이 때문에 이번 발표를 두고 '이주호 장관이었기에 가능했다'는 말이 흘러나온다. 이 장관이 대학들에게 크게 빚진 게 없다는 소리였다.
교과부는 지난 4월 국립대 순환보직을 2012년 폐지하는 내용의 '인사제도·운영 선진화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교과부와 대학의 밀월관계를 과감히 끊겠다는 선언이었는데 과연 지켜질 지 두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