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발달장애 아들과 아버지의 세상 걷기

[르포] 발달장애 아들과 아버지의 세상 걷기

뉴스1 제공
2011.10.26 14:44

(광주=뉴스1 김호 기자)

발달장애인 이균도(오른쪽)군과 아버지 이진섭씨가 26일 오전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마지막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News1 김호 기자
발달장애인 이균도(오른쪽)군과 아버지 이진섭씨가 26일 오전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에서 마지막 일정을 준비하고 있다. News1 김호 기자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과 전국 곳곳을 누비고 있습니다. 장애인 문제가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되길 바랍니다."

26일 오전 11시30분께 광주시 동구 금남로 옛 전남도청 앞 광장.

발달장애인법 제정 등을 촉구하며 지난달 30일 부산을 출발, 걸어서 25일 광주에 도착한 발달장애인 이균도(19)군과 아버지 이진섭(47)씨가 마지막 일정을 소화하기 위한 채비를 하고 있었다.

이씨 부자의 얼굴은 모두 검게 그을려 있었다. 그동안의 여정을 말해주듯 이씨의 턱은 수염으로 덮였다.

총 600여㎞에 달하는 거리를 이씨 부자가 걸어온 이유는 두 가지.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고, 장애인 문제를 사회에 널리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산에서 광주까지 하루 평균 20㎞ 가량을 걸으며 만난 시민들에게 이씨 부자는 신체장애인에 비해 발달장애인에 대한 사회의 관심이 지나치게 적다는 사실을 알렸다.

이씨는 "최근 영화 '도가니'의 흥행으로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장애인들과 그의 가족들은 여전히 사회와 단절된 채 외로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장애인 문제가 진정으로 해소되기 위해서는 이들의 문제가 일부가 아닌, 사회 전체의 문제로 인식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씨 부자는 전국을 누비는 동안 주로 모텔이나 여관에서 잤다. 곳곳에서 만난 시민들은 낯선 이씨 부자에게 잠자리를 제공해주기도 했다.

특히 광양과 순천 등 전남지역 시민들은 이씨 부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간단한 음식을 챙겨주기도 했다.

이날 이씨 부자가 예정한 목적지는 인화학교 성폭력대책위원회의 천막농성장인 광주시 서구 광천터미널 앞 광장이다.

이씨 부자는 오후 3시께 천막농성장에 도착해 대책위 관계자들과 함께 발달장애인법 제정과 장애인에 대한 모든 사회적 의무를 가족들에게만 지우는 현행 장애인 관련 법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27일 오후 1시께는 광주시청 앞에서 광주지역 장애인 가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장애인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관련 법률 제정을 촉구하면서 약 1개월간의 여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베낭을 메며 천막농성장으로 향하려던 이씨는 "아들을 통해 장애인 문제를 세상에 널리 알리고 싶었다"며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장애인 복지 서비스가 국가의 주도로 이뤄질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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