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새해부터 교육계가 시끄럽다. 지난 연말 발생한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이어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올해는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교육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보수·진보를 각각 대표하는 양대 교원단체다. 대척점에 서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서로 다른 해법은 무엇이고 한 목소리를 내는 지점은 어디일까. 교육 현안에 대한 두 교원단체의 생각을 들어봤다.

◇ "학생인권조례 헌법소원 낼 것"="서울시의회에서 학생인권조례가 부결되도록 힘쓰는 동시에 헌법소원을 통해 조례 제정 자체를 무력화하겠습니다."
10일 만난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사진)은 단호하게 말했다. 학생인권조례는 헌법에 보장된 교육의 전문성과 자주성, 정치적중립성에 위배되며 단위 학교가 자율성을 갖지 못하도록 획일적으로 규제한다는 것이다. 교총은 시민단체·법조계와 연계해 헌법소원 제기를 준비 중이다.
안 회장은 "학생의 인권을 찾으려면 사회 안에서의 권리를 찾아야지, 학교 내부를 향한 권리주장이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학교 밖 사회에서의 학생 권리를 보장해주는 차원이라면 인권조례가 의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학교는 달라요. 학생을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책무가 있습니다. 교육의 전문가인 교사가 어느 정도의 '강제성'을 통해 학생들이 품성을 함양하고 상호 존중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입니다. 환자가 의사에게 생명을 맡기고 모든 것을 내보이는 이유가 뭡니까. 의사에게 전문성이라는 권위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는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인권조례가 필요하다는 주장에도 고개를 저었다. 이상적이기는 하지는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 교육은 실제(practice) 속에서 이론(theory)이 나와야지 이론에서 실제가 나오면 안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대신 학교폭력의 해법을 '교사'에게서 찾았다. 교사에게 과거와 같은 '권력'이 아니라 진정한 의미에서의 '권위(authority)', '존중(respect)'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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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학부모부터가 교사에게 냉소적인데 어떻게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겠냐"고 반문했다. 학교에 통제권이 없으니 학생집단이 점점 정글이 되고, 폭력과 권력에 따른 위계질서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안 회장은 '담임교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전인교육을 위해서는 담임교사가 생활지도와 교과지도를 함께 하는 전통적인 모델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또 외부로부터의 처방, 위에서 아래로 전달되는 방식의 대책보다는 내부에서의 정화와 아래로부터 올라가는 해결책 제시가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간이 안 좋다고 해서 이걸 고치기 위해 약을 쏟아 부으면 위에 무리가 갑니다. 체질개선을 해야죠. 교실 안에서의 학생과 교사 간 원초적 관계를 회복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학교 내 권위 회복, 학교 살리기 운동이 돼야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학교폭력 대책에는 '교사'가 빠져있어요."
안 회장은 '아이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 올해부터 '전문계 중학교' 설립의 필요성도 적극 알릴 예정이다. 6년 교육과정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인재를 길러낼 수 있고, 직업교육이 맞지 않는 학생들은 다시 진로를 재설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중3 담임교사를 3년 동안 맡으며 진학지도를 했던 안 회장의 경험도 녹아있다. 어떤 학생들은 일반고에 진학하기 위해 억지로 공부하는 것보다 일찌감치 적성을 찾아 직업교육을 받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 들었다. 그렇게 하면 학교에 와서 잠만 자는 학생도 줄어들 것이라는 생각이다.
안 회장은 "직업교육도 조기교육이 필요하다"며 "전문계중학교가 생기면 전문계고등학교도 더욱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교총은 학교살리기를 위해서는 교권회복과 함께 정치권의 올바른 교육정책 수립이 중요하다고 보고 관련 활동을 적극 펼치기로 했다. 우선 올해 총선을 앞두고 교육정책에 대한 감시활동인 '정책119' 운동에 나선다. 전국 230여개 시·군·구에 거점을 두고 후보자들에게 교육공약을 제시하거나 후보자 초청 교육정책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정책을 하나하나 점검한다는 계획이다. 당선 이후에도 공약을 제대로 실행하는지 감시한다.
교육감 선거와 관련해서도 전문성 있는 사람이 당선될 수 있도록 교육계 내부에서 검증을 거치는 '예비선거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안 회장은 "앞으로 교총이 '반대를 위한 반대'를 하는 집단이 아닌, 진정성을 갖고 교육의 본질을 추구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