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인권조례 넘어 학교인권법 제정 추진"

"학생인권조례 넘어 학교인권법 제정 추진"

최은혜 기자
2012.01.11 06:00

[인터뷰]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

새해부터 교육계가 시끄럽다. 지난 연말 발생한 대구 중학생 자살 사건을 계기로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고, 이어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재의 요구로 찬반 논란이 뜨겁다. 올해는 선거까지 앞두고 있어 교육정책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보수·진보를 각각 대표하는 양대 교원단체다. 대척점에 서 있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와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서로 다른 해법은 무엇이고 한 목소리를 내는 지점은 어디일까. 교육 현안에 대한 두 교원단체의 생각을 들어봤다.

"학교인권법 제정 추진"="학생인권조례에서 더 나아가 교사·학생·학부모 등 교육주체를 포괄하는 '학교인권법(또는 학교평화법)' 제정을 추진하겠습니다."

장석웅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위원장은 학생인권조례야말로 헌법의 가치를 잘 구현한 '민주주의 권리장전'과도 같다고 강조했다. 최근의 학교폭력 사건을 계기로 조례를 뛰어넘어 법률로써 학교 내 인권을 보장하는 방안을 공론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광주광역시에서는 부분적으로나마 법률화가 이뤄진 선례가 있어 가능성은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는 최근 서울시교육청이 학생인권조례를 재의 요구한 데 대해서는 "유감"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안이 정치적 공방으로 비화된 것 같아 안타깝다고도 했다. 그동안 이대영 서울시교육감 권한대행이 공식석상에서 학생인권조례에 대해 "시의회의 의견을 존중하겠다"고 답변했지만 상반된 결정을 내린 데 대한 서운함의 표시였다.

장 위원장은 "학교폭력 문제가 인권조례 탓인 것처럼 여론몰이가 돼 부담이 있었던 것 같다"며 차분한 어조로 말을 이어갔다.

"학생인권조례에 반대하는 이들이 과연 조례의 내용을 읽어보기는 했는지 묻고 싶습니다. 조례에는 분명히 학생의 책무에 대해 다루고 있고 이와 함께 권리를 적시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의무와 권리가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여러 장치가 들어 있어요. 이를 자세히 보지 않고 무조건 선동·폄하하는 것이 아쉽습니다."

이어 학교폭력 얘기를 꺼내자 그는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과도한 경쟁, 교과학습 위주의 교육에 내몰린 우리 아이들이 불쌍하다"고 했다. 이토록 문제가 심각해진 데에는 1차적으로 책임이 있다는 것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동안 더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한 데 대해 전교조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래서 올해는 학교와 교실의 변화를 위한 혁신운동을 전면적으로 펼칠 예정이다. 전국의 혁신학교 가운데 폭력 없는 학교로 성공을 거둔 사례에 주목하고 있다. 교내에서 학생 자치활동을 보장해주니 학생들의 책임감이 높아지고, 교문 앞 '단속'을 없애니 학생들이 학교를 편하게 느끼는 등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을 단순히 일부 문제 학생의 일탈 수준으로 봐선 안 됩니다. 그 이면에는 다양한 사회·문화적 요인이 실타래처럼 엉켜있죠. 사회가 나서서 총체적으로 접근할 수 있도록 범국가적 위원회를 만들어야 합니다. 지금과 같이 규제와 처벌을 강화하는 해결책만으로는 개학 이후 교사들에게 쏟아지는 공문서만 늘어날 겁니다."

장 위원장은 "학교폭력 해결을 위해서는 감시·통제·처벌에 초점을 맞춘 대책보다는 예방·치유·복귀를 위한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예방보다 사후처리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학교폭력예방및대책에관한법률'은 폐지해야한다고 주장한다.

대신 학교 교육과정에 평화교육(생활교육)을 의무적으로 편성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교사와 학생이 눈을 맞추고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확보해줘야 한다는 것. 그는 "교사들이 과외 시간을 이용해 학생을 상담하려 해도 한 학급을 전부 상담하려면 꼬박 두 달에서 한 학기가 걸린다"고 지적했다.

"최근 교원 여초현상이 문제라는 지적도 있었지만, 학생 생활교육에서 여성성과 모성, 품어주는 것은 대단히 중요합니다. 폭력을 폭력으로 지도해선 안 되죠."

체벌금지로 교권이 추락했다는 일각의 지적에는 "주장을 위한 주장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체벌을 안 해서 교권이 떨어진다는 것은 거꾸로 말하면 그동안 교권이 체벌로 유지돼 왔다는 얘기"라며 "교권과 학생인권은 대립적인 개념이 아니라 상호 보완해야 할 가치"라고 말했다.

전교조는 올해 총선 시기에 맞춰 후보자들이 반영할 수 있는 교육 정책안을 만들어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쟁적 교육정책을 변화시키기 위한 운동을 전개할 생각이다.

또 특성화고의 '취업률'에만 집중하는 정부 정책의 문제점을 꼬집고 현행 현장실습 제도의 개선을 요청하겠다는 계획이다.

장 위원장은 "아이들을 살리고 학교 문화를 바꾸는 교육을 모토로 본격적인 활동을 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 "학생인권조례 반대"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인터뷰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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