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스1) 위안나 기자= 13일 오후 3시께 광주시 동구 충장로 거리.
나이와 생김새가 모두 다른 여성들의 모습에서한가지 공통점이 발견됐다. 각양각색의 초콜릿 선물 꾸러미를 들고 있다는 점이었다.
이날 충장로 곳곳에서는양 손 가득 화려한 초콜릿 꾸러미를 든 여성들로 넘쳐났다. 일부 여성들은 한 손에 들기 버거운 크기의 초콜릿을 사는 모습도눈에 띄었다.
여성들이 평소 마음에 둔 남성에게 초콜릿 등 선물을 주는 발렌타인데이를 하루 앞두고 펼쳐진 풍경이다. 상점 마다 여성들은 저마다 초콜릿을 고르느라 정신이 없었다.
초콜릿 뿐만이 아니었다.포장지, 선물 상자 등을 닥치는대로 집어들었다. 10대 여학생들은 직접 초콜릿을 만들어 선물하기 위해 제작틀은 물론 각종 조리도구까지 사기도 했다.
대학생이라고 밝힌 이모(20)씨는 "평소 좋아하는 남자친구에게 초콜릿 선물로 기분좋게하려고 한다"면서 "친구들 사이에서는멋지고 예쁜 선물을 구입하려는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직장여성인 강모(25)씨는 "젊은 연인들이 특정일을 기념해 서로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크게 나쁘게 생각되지는 않는다"면서 "요즘처럼 '이벤트'를 중요시하는 젊은이들에게 발렌타이데이는 놓칠 수 없는 날중에 하나"라고 전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 과열된 발렌타인데이 열기로 충장로는 겉으로는 활기가 넘쳐 보였다.
하지만초콜릿을 고르는 일부 사람들에게서는 상술로 만들어진각종 '데이'의 스트레스도 엿볼 수 있었다.
발렌타인데이 뿐만 아니라 화이트데이, 빼빼로 데이 등 각종 '데이'가 1년에도 수 차례 반복되면서 일부 여성들은 물론 남성들의 마음도 편치 않다.
여대생 홍모(22)씨는 "친구들이 남자 교수님들에게 초콜릿을 선물한다기에 어쩔 수 없이 동참하게 됐다"며 "매년 발렌타인데이 뿐만 아니라 각정 '데이'에 쓰는 돈이 얼마인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3년째 만남중인 회사원 박모(33)씨는 "각종 '데이'에 정말 즐거운 것은 연인이나 친구가 아닌 업계 관계자들 뿐인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자녀를 둔 부모의 심기도 불편하기는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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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1학년 딸을 둔 주부 박모(40)씨는 "딸이 남자친구에게 선물할 초콜릿을 사야한다며 5만원이나 받아갔다"며 "딸이 남자친구에게 초콜릿을 선물해주지 못해 상처가 될 것 같은 마음에 어쩔 수 없이 돈을 줬다"고 하소연했다.
박씨는 "며칠전부터 딸이초콜릿 선물 문제로 고민하는 것 같았다"면서 "특정 상품을 판매하기위해 만들어진기념일때문에아이들 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고민과 스트레스도 이만저만 아닌것 같다"고 토로했다.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온 발렌타인데이를 앞둔 광주의 대표적인 도심 충장로에서는'국적불명'의 기념일을 맞은 인파로 넘쳐나고 있었고, 그들의 심경은 복잡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