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서울시 연예인·CEO 체납세 특별관리

단독 서울시 연예인·CEO 체납세 특별관리

최석환, 기성훈 기자
2012.03.11 15:07

체납징수 총력체제...재산주기조사-행정제재 강도 강화

#1.지난해 11월7일.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경찰과 함께 경기도 양평에 살고 있던 세금체납자 A씨의 집을 덮쳤다.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하던 A씨는 놀라면서 자신의 신분을 숨기다가 갑자기 돌변, 체납징수 요원과 경찰들을 향해 심한 욕설을 하면서 폭행을 가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A씨는 1995년 협의 이혼 뒤 성북구 길음동에 미국영주권자인 아들과 함께 사는 것처럼 주민등록을 등재해놓고 실제로는 이혼한 아내와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면서 아들 명의로 된 양평의 단독주택에 거주해왔다. 그 동안 아들의 고급 외제차(렉서스)까지 몰면서 호화생활을 누렸지만 1998년 부과된 지방세 3억3000만원을 한푼도 내지 않아 악성체납자 리스트에 올랐다. 결국 38세금징수과의 끈질긴 추적 끝에 덜미를 잡힌 그는 현재 구속 수감됐으며, 형사 소송이 진행 중이다.

#2.38세금징수과 징수요원들은 올해 초 강남구 소재의 한 아파트를 찾았다. 10억원이 넘는 지방세를 체납하고도 빈번하게 해외를 드나들고 있는 B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그러나 요원들을 맞이한 것은 B씨의 형. 그는 신분증을 보여주며 체납자의 근황을 물어보자 주거침입죄를 거론하며 문으로 요원을 밀쳐냈다. 위협을 느낀 요원이 경찰 출동을 요청했고, 임의 동행 형태로 경찰서로 간 B씨의 형은 공무집행 방해 및 폭행 혐의로 검찰에 기소됐다. 그는 이후 38세금징수과를 찾아와 본인의 행동에 대해 사죄하고, 동생(B씨)이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약속했다.

올 들어 '세금체납자 잡는 저승사자'로 불려온 서울시 38세금징수과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조세정의'를 강조해온 박원순 서울시장의 시정 철학을 실현하고, 어려운 재정여건 타개를 위한 세입 확충 차원에서 체납 징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별도 관리시스템이 없었던 사회지도층 체납에 대해 '특별징수'에 나서기로 해 주목된다.

11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시 38세금징수과는 최고경영자(CEO)와 방송인(연예인)은 물론 전직 고위관료, 변호사, 교수, 의사, 언론인, 체육인 등 사회지도층 체납에 대해 특별 관리키로 했다. 선별된 체납자에 대해선 특별 징수하고, 일반 체납자와 비교해 재산조사 주기와 행정제재 강도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시가 지난해 12월에 공개한 3000만원 이상 지방세 상습체납자 4645명 명단엔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 이동보 전 코오롱TNS 회장,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다단계 판매로 물의를 빚은 주수도 전 제이유(JU)그룹 회장(법인 명의) 등 유명 기업인들이 올라있다. 여기에 전두환 전 대통령의 경우 내년쯤 명단공개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38세금징수과는 또 올해부터 고액·상습 체납자에 대해 매달 한 번씩 대여금고와 출자증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 휴면보험금, 공탁금, 도메인고액상습 체납자의 모든 자산을 바탕으로 기획조사를 실시키로 했다. 그 동안은 체납자 명의의 부동산과 예금에 한해 일괄조사만 벌여왔다.

체납 징수방식도 조사관 1인당 1~2개 자치구를 담당하고 체납자를 관리해오던 기존 '지역담당제'에서 벗어나, 체납자 규모와 징수가능성으로 등급을 분류해 균등하게 배분한 뒤 경쟁하는 '맨투맨 책임징수제'로 전환키로 했다.

아울러 행정제재도 범위를 확대하고 주기를 늘리는 방식으로 확대키로 했다. 체납자에 대한 공공기록정보 제공 기준을 기존 10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낮췄으며, 출국금지 일괄 등록과 관허사업 제한 등도 연 1회에서 2회로 횟수를 늘렸다. 압류차량 인도명령을 거부하는 체납자에 대해선 과태료 부과를 추진키로 했다.

범칙사건 조사공무원제를 체납 징수에도 적극 활용키로 했다. 다음달부터 지방검찰청검사장으로부터 범칙사건 조사공무원으로 지명 받아 범칙혐의자나 참고인 등에 대해 압수수색이나 심문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이밖에 자치구와 체납 총력징수체제를 구축, 실적이 저조한 구를 중심으로 집중 관리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총 체납액 7700억원(시+자치구) 중 24%에 해당하는 1865억원을 올해 징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서울시는 최근 지방세 탈루혐의가 있는 기업에 대해 고강도 현장방문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다. 100억원 이상 부동산을 취득했거나 자본금이 50억원 이상인 법인이 타깃이다. 500억원 이상 부동산을 사들인 기업을 위주로 이뤄졌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세무조사 대상이 대폭 확대된 것이다.

현장 방문조사는 통상적으로 2~3일 정도 이뤄지며, 한국전력 등과 같은 대형법인은 5일까지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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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환 산업1부장

"위대해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라"던 셰익스피어의 말을 마음에 담고, '시(詩)처럼 사는 삶(Deep Life)'을 꿈꿉니다. 그리고 오늘밤도 '알랭 드 보통'이 '불안'에 적어둔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덮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란 글을 곱씹으며 잠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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