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에 인성 반영…'서울여대 모델' 주목

대학입시에 인성 반영…'서울여대 모델' 주목

최중혁 기자
2012.05.23 14:27

교과부, 학교폭력근절 방안으로 추진..."인성 객관적 평가 어렵다" 우려도

교육과학기술부가 오는 8월 내놓을 '인성교육 강화방안'에 대해 교육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입·대입 등 입시제도 변화 내용도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학생의 '인성'을 어떻게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느냐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때문에 교과부도 '민간 주도로 정책을 마련한다'는 전제 아래 입시에 인성 부분을 어느 정도 수위로 반영할 지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인성교육 강화방안' 왜?= 교과부의 '인성교육 강화방안'은 지난 2월 학교폭력근절 종합대책 발표 당시 이미 1차로 공개됐다. 학교의 책임 강화 등 7대 대책 가운데 근본 대책의 하나로 포함됐던 것.

대책 발표 이후 교과부는 정책 추진 과정에서 '인성교육 실천'이야 말로 반드시 이뤄내야 할 핵심 과제라는 인식을 갖게 됐다. 이에 교과부는 4월초 '인성교육 비전 수립·선포 및 중장기적 인성교육 종합계획'을 별도 수립하기로 결정했다.

총론 연구의 주제는 '인성교육 비전 2020'으로 정해졌고, 각론 연구는 입시제도, 문·예·체 교육, 교육과정, 학교문화, 가정·사회 역할, 위기학생 등 6개 분야로 결정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2004년 학교폭력예방법 제정 이후 여러 차례 대책이 마련됐지만 학교 현장의 근본적인 변화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며 "학생들의 배려, 공감, 협동심을 키우는 실천 중심의 인성교육 추진이 미흡했던 게 큰 원인"이라고 말했다.

◇대입 인성반영은 입학사정관제가 핵심= 취재 결과 교과부가 추진 중인 '인성교육 강화방안'은 학교폭력 대책 발표 당시 나왔던 내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만 학교 현장의 실질적인 변화를 이끈다는 측면에서 입시와 관련해서는 보다 강화된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대학입시의 경우 핵심 내용은 '입학사정관제'다. 이명박 정부 들어 드라이브가 걸린 '입학사정관제'는 다수의 입학사정관들이 학생의 창의성과 잠재력을 주의 깊게 살핀 후 선발하는 제도다.

교과부는 창의성과 잠재력뿐만 아니라 학생의 인성도 당장 올해부터 반영하기로 했다. 자기소개서 공통양식에 현재는 성장과정, 지원동기, 학업·진로계획, 역경극복 등 4가지를 중점 서술토록 하고 있지만 여기에 인성 항목도 추가시킨 것. 협동, 나눔, 배려, 존중과 관련된 구체적인 경험을 기술하는 게 주요 내용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기소개서의 인성 항목과 교사 추천서의 내용을 비교하면 학생의 인성을 보다 잘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교과부는 기대하고 있다.

구체적인 사례로는 '서울여대'가 주목받고 있다. 서울여대는 기숙형 공동체 인성교육 프로그램인 '바롬 인성교육'을 오랫동안 실천해 왔으며 올해 교과부의 입학사정관제 지원사업에서도 '인성교육 분야'에서 최고 우수대학에 뽑혔다. 서울여대는 올해 입학사정관 전형에서 인성지수, 인성 프로그램, 인성 평가도구를 별도로 개발해 신입생을 선발할 계획이다. 교과부는 이처럼 인성과 입시를 연계시킨 우수 사례를 뽑아 전체 대학으로 확산시킨다는 방침이다.

교대·사대 신입생 선발시 입학사정관제를 100% 실시하는 방안도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학교 현장에서 인성교육이 강화되려면 교사 선발에서부터 인성 부분이 적극 반영돼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실제로 올해 서울교대는 100% 입학사정관제로 신입생을 뽑는다. 전국 교대 중 최초다. 교과부는 입학사정관제를 확대하는 교대·사대에 대해 재정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인성 평가 객관적일 수 있나"…문제제기도= 그러나 입시에 인성을 반영하려는 교과부의 정책에 대해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서울 모 고교의 진로진학 담당교사는 "인성의 개념조차 모호한 상태에서 이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틀이 있는 지 의문"이라며 "선발기준, 판단의 공정성을 놓고 문제 제기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재 고등학교 수업 중에 인성교육과 관련된 부분은 거의 전무하다"며 "결국 자기소개서 대필과 같은 부작용이 일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인성교육과 관련이 깊은 도덕, 사회 과목을 폐지한 교과부가 다시 인성교육 강화를 외치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교과부는 지난해 1월 '교과 교육과정 주요 개정방향'을 발표하면서 고교 사회 보통교과의 경우 2014학년도부터 사회와 도덕을 폐지해 현행 12과목에서 10과목으로 줄이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런 우려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이번 인성교육 강화 방안은 철저하게 민간 주도로 가기로 방침이 정해졌고 교과부는 연구진에 간섭을 하지 않고 있다"며 "입시와 관련된 부분도 대학 자율이 중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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