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22일 고심 끝에 정부조직개편 세부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개편을 둘러싼 논란과 갈등은 일단락되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모습이다.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로 넘기겠다는 '산학협력' 기능도 그 중 하나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교육공약으로 '지방대 살리기'를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지역거점대학 육성사업, 지방대학·학부·학과 특성화사업, 지역산학협력사업 등의 추진을 통해 지방대를 지역 성장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한마디로 지방대와 지역산업의 연계를 통해 청년취업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취재 결과 인수위 교육과학 분과에서는 지방대 정책에 대한 열의가 높았다. 곽병선 간사는 고등교육 공약 중에서 핵심으로 '지방대 육성'을 꼽았다. 지방대 출신이 노동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지방대 시대를 열겠다'고 강조했다. 조 단위 신규 재정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부조직개편을 주도한 국정기획분과는 교육과학기술부의 '산학협력' 기능을 신설될 미래창조과학부로 넘긴다고 깜짝 발표했다. 과학기술계에서 이관을 요구했던 '대학업무'는 교육부에 그대로 남기는 대신, '산학협력' 기능만 떼서 미래부로 넘긴다는 내용이었다. 과학기술계와 교육계를 동시에 달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결정이다. 지방대 살리기의 핵심이 산학협력이기 때문이다. 지금처럼 '수도권 집중화'가 심화된 상황에서 취업(지역특화산업)과 연계되지 않는 지방대 육성책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방대 살리기'와 '산학협력'은 따로국밥이 아니라 비빕밥이란 뜻이다.
하지만 인수위는 '지방대 살리기'는 교육부가 추진하고 '산학협력'은 미래부가 맡도록 그림을 짰다. 미래부로 옮겨갈 교과부 공무원들, 즉 옛 과학기술부 공무원들은 인수위 발표를 근거로 산학협력단, 기술지주회사, 학교기업 등 산학협력과 연계된 모든 업무를 가져가겠다며 교육부 출신 공무원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이 같은 모순이 발생한 데에는 인수위 분과간 '불통'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정부조직개편 이슈와 관련해선 인수위 내부 건의조차도 '민원'으로 간주됐다는 것이다. 국정기획분과는 도저히 닿을 수 없는 '전설의 이어도'라는 말까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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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앙의 씨앗을 뿌리며 공무원들을 싸움시킨 '나쁜 인수위'로 남지 않으려면 지금이라도 열린 자세, 열린 마음이 필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