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리원 공사중지권 보장…원도급자 직접 시공비율 확대 추진
앞으로 서울시내 공사현장에서 감리원이 공사 중지를 명령할 수 있는 등 권한이 대폭 강화된다.
서울시는 8일 이 같은 내용을 주로 한 '공사장 안전사고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고 공사시기가 다소 늦어지더라도 안전하게 추진하는 공사 관행을 확립하겠다고 밝혔다.
우선 시는 시공단계별로 안전성을 직접 체크한다. 그동안 감리단에게 맡겨뒀던 모든 공사현장의 '시공계획서 및 시공상세도 작성여부'를 시가 직접 확인하고 시공 검측을 소홀히 한 감리원과 시공사를 처벌할 수 있도록 했다.
200억원 이상 공사현장에는 안전전문가를 필수 배치해야 한다. 기술지원감리원의 구조물 기술적 검토와 시공상세도 검토도 의무화된다. 회사에서 감리 처리하는 업무관행을 현장 중심으로 옮기겠다는 것이다.
감리원에게 안전사고 우려 시 공사를 중지할 수 있는 공사중지권이 보장된다. 위험요인이 발생하더라도 공기연장과 지체보상금의 부담으로 시공사의 공사 강행에 미온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던 현실을 반영한 조치다.
이에 따라 시는 공사지연에 따른 감리원의 책임을 면제하고 감리기간 연장과 감리비 증액을 늘리는 한편, 시공사와 감리원이 결탁할 경우 2배의 가중처벌을 하는 내용의 법령개정을 추진 중이다.
부실설계를 막기 위해 적정 설계기간을 보장하고 공사기간 산정에 시공전문가를 참여시키는 방안도 추진된다. 시는 업체 선정 시 유사설계의 사고사례 분석과 안전대책을 반드시 수립하도록 하고 100억원 이상 공사에 건설기술심의를 의무화할 예정이다.
현장의 위험성을 근로자가 신고할 수 있는 방안도 마련된다. 시는 이달부터 ‘위험·유해요인 신고 전담 창구’를 개설해 공사관리관이 신고 받은 현장을 직접 점검하도록 할 방침이다. 100억원 이상 공사장에는 심리상담사를 배치하고 공사현장 내 휴게공간 설치를 위한 법제화도 추진한다.

노량진 수몰사고의 사례처럼 밀폐공간에서 작업하는 현장에 대한 관리 감독도 강화된다. 밀폐공간 작업 시 위험요인, 대피방법 등 작업계획을 수립해 감리자의 사전허가를 받도록 하고 전담관리자를 두는 방안이 이달 중 시행된다. 또 특수공간에 경보사이렌 등 비상통신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현장점검도 강화한다. 시는 주요 현장 점검 시 전문가와 시민단체가 합동으로 점검할 수 있도록 하고 내년 2월까지 ‘서울시 명예근로환경 안전지킴이’를 구성, 시 발주 공사장 모니터링을 강화할 방침이다.
독자들의 PICK!
안전관리 부실업체에 대한 입찰 참여 제한은 대폭 강화된다. 안전관리 위반이나 부실시공의 평가를 모든 적격심사로 확대하고, 안전관리 미흡으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 일정기간 입찰참가를 제한한다. 그간 입찰참가제한을 받지 않던 하도급업체도 똑같이 적용된다.
시공품질 기준이 미달된 경우 재시공을 명령하거나 공사비를 미지급하도록 하고 완공 이후 문제가 발견되면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제도를 중앙정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시공업체가 영업정지, 부도, 안행부 평가 신용등급 CCC+ 이하 등인 경우 계약해지 검토를 할 수 있게 된다. 이 경우 발주처가 하도급업체나 장비업체에 직접 대금을 지급하고, 평상시에도 대금을 제대로 납부하지 않으면 벌칙을 부과하거나 보험증권의 선금 활용도 병행키로 했다.

하도급 업체를 보호하고 시공품질을 높이기 위해 하도급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우선 원도급업체의 직접시공 대상 공사와 의무비율 상향을 골자로 한 법령개정을 추진 중에 있다. 기존 5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해 차등 적용됐던 원도급자의 직접시공 의무비율이 50억원 미만 50%, 100억원 미만 30%, 300억원 미만 20%로 상향된다.
원도급자의 낙찰률과 관계없이 발주자 예정가격의 60%로 일률 적용된 하도급 공사계약비율이 50억원 미만 공사에 75%로 높아진다. 예컨대 10억원 공사를 원도급자가 9억원에 낙찰받으면 적어도 7억5000만원 이상으로 하도급업체에 넘겨야 한다는 의미다.

시는 이 같은 내용의 법령개정을 위해 안행부 주관 범정부 TF(태스크포스)에 개진할 방침이다. 조성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공사장 안전사고 재발방지 대책이 시행되면 건설 환경이 사람중심으로 바뀌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제도 정착을 위해 건설관계자의 적극적 동참이 필요하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