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로스쿨서 시험지 유출 걸리자 자퇴하고 학교 옮기기도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이 2014학년도 입학전형에서 거짓 경력을 기재한 신입생의 합격을 취소한 가운데 성추문 등으로 징계를 받은 학생이 주요대학 로스쿨에 재학 중인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에 따라 각 대학의 로스쿨 학생선발에 심각한 허점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0일 교육당국과 각 대학 로스쿨 등에 따르면 지난 2012년 A대학 로스쿨은 조교로 근무할 당시 학생을 성희롱 해 정직 3개월의 처분을 받은 B씨를 최종 합격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B씨는 학부 성적과 법학적성시험(LEET) 점수 등이 다른 지원자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데다 입학지원서나 면접 과정에서 징계 사실을 적는 항목이나 질문이 없어 따로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B씨는 A대학 로스쿨에 합격한 뒤에도 조교로 근무한 경험을 살려 자신을 가르치던 교수 연구실에 몰래 들어가 시험지를 빼돌리려다 적발됐다.
B씨는 교수 연구실 무단침입 사건이 불거지자 징계위원회가 열리기도 전에 자퇴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주요대학 로스쿨에 바로 합격해 '예비 법조인'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B씨가 재학 중인 해당 로스쿨 원장은 "로스쿨 지원자에 대해 특별하게 검증할 방법이 없다"며 "모든 지원자를 잠재적 범죄자로 보고 범죄경력조회 등을 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전국 25개 로스쿨 중 서울대 등 일부 로스쿨을 제외하고는 입학지원서에 징계 여부를 기재하라고 명시돼 있지 않다. 이마저도 지원자가 징계 받은 사실을 감추면 로스쿨 차원에서 별도로 확인할 방법이 없다.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관계자는 "학부 징계 여부나 범죄경력조회 등은 정부에서 지원하지 않는 이상 검증하기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다만, 이르면 내년부터 25개 로스쿨 간 각종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 대한 정보는 공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로스쿨이 일반 전문대학원과 달리 판사와 검사, 변호사 등 법조인을 양성하는 만큼 학생선발에 앞서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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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겸 동국대 법과대학 학장은 "이번 사건으로 로스쿨 학생 검증에 대한 한계가 드러났다"며 "로스쿨 합격자를 대상으로 제출한 서류에 대한 사후검증을 통해 변호사시험 응시 자격을 박탈하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