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도로명주소 자주 쓰면 익숙해진다?

[기자수첩] 도로명주소 자주 쓰면 익숙해진다?

김희정 기자
2014.02.17 05:52

"빨리 자주 써서 익숙해지는 것이 최선이다."

도로명주소가 공법상의 주소로 전면 도입된지 한 달 반이 넘었지만 잡음은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최근 언론 브리핑에서의 유정복 안행부 장관의 발언은 도로명주소에 대한 '민심(民心)'과 '정심(政心)'의 차이를 극명히 보여준다.

"도로명을 주소로 쓰는 것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며 오히려 너무 늦게 도입한 감이 있고 당장은 낯설 수밖에 없으나 빨리 적응해 최대한 자주 쓰는게 최선"이라는 요지다. 필요한 개선책과 문제점은 보완하되, 국민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호소도 잊지 않았다.

도로명주소 역시 '비정상의 정상화'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하지만 정작 국민은 무엇을 위해 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지 공감하지 못하고 있다. 왜 써야 하는지 근본적 이유에 대한 소통이 안된 마당에 물건 강매도 아니고 써보면 좋으니 일단 써 보라는 식은 곤란하다.

정부가 도로명주소를 추진해온 게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96년 '도로명 및 건물번호 부여 추진방안'을 발표한 후 2006년 '도로명주소법('도로명주소 등 표기에 관한 법률')을 제정한 이래 벌써 9년째다.

2012년부터 도로명주소를 실행해 병행 사용한지 2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인지도가 낮고 실제사용률이 낮은 게 그저 불평 많은 국민들의 탓일까.

정부는 지번주소가 1918년 도입된 일제의 잔재물이고 지번의 순차성이 훼손돼 위치 찾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도로명주소 도입 이유로 꼽아왔다. 도입 후 물류비 감소로 국가 경쟁력이 높아지고, 사회경제적 효과가 연간 4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제시했다.

그 중 물류비 감소 추정치 2703억원을 제외하면 초행길을 헤매면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한 감소 추정치가 4조31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보행자들은 되레 통일로를 비롯해 동 이름도 없이 광대하게 구분된 도로명주소를 들고 길찾기가 기존 지번주소 때보다 막막하다는 목소리다.

도로명주소 도입에 소요된 비용 4000여억원은 차치하더라도, 주소체계 변경에 따른 혼선과 국민불편에 대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계산된 것인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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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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