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과 돈을 바꾼 사회, 인식 대전환 필요

안전과 돈을 바꾼 사회, 인식 대전환 필요

이장희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
2014.05.08 07:15

[기고] 이장희 충북대학교 국가위기관리연구소 소장

인재로 침몰한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지 벌써 20여일이 지났지만 어느 한가지도 마무리되고 정리된 것이 없다. 희생자 수습도, 세월호 인양계획도 또 무엇이 잘못됐고, 무엇을 고쳐 나아가야 할지 대안이 없다.

그런 와중에 안전불감증을 비아냥거리듯 서울 지하철 추돌사건이 발생했고 많은 선박들이 고장으로 인한 회항, 그리고 아프카니스탄 매몰사고 등이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

어른들의 돈에 대한 탐욕과 부실관리에 의한 것이지만 중요한 것은 사건이 발생했어도 누구하나 책임질 사람이 없다는 것이 더 큰 위기라고 본다. 화물운임수입으로 돈 벌기에만 급급해 여객 안전에는 관심이 없었던 세월호가 '여객선이냐 화물선이냐'의 정의조차도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전원구조라는 숫자 오류부터 사건 이후에도 수색인양의 공적을 위해 다툼을 하고 지휘체계보다는 책임회피를 위한 행동, 국민이 믿지 못하는 정치인의 현장방문과 구조 비용부담에 따른 갈등 등은 한심한 일이다.

작년 계약학회에서 건설공사의 최저입찰제도나 저가낙찰로 인한 폐해에 대해 토론을 한 적이 있다. 개선을 위한 묘안이 도출될 수 없는 상황에서 건설뿐만 아니라 일선 학교나 교육청은 급식재료공급이나 운동용품, 악기구입 등의 저가 입찰 폐해에 따른 부정당업자 제재(입찰제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저가 낙찰된 공사의 안전사고율이 일반 공사장의 두 배가 넘고, 문제가 된 수학여행도 고속도로나 바다위에서 위험을 담보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결국 '안전과 돈을 바꾸는 사회'로 전락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앞선다. 그동안 관행이었던 비리척결은 가능했을지 모르지만 그로 인해 프로그램의 질이나 안전을 책임질 전문가도 없이 내몰리는 학교현장이 된 셈이다.

그렇지만 남의 생명을 구한 의인들과 구조해 준 어선이나, 연일 자원봉사를 하고 있는 이들에게서 희망도 엿보인다. 결국 이번 사건은 복합적 난국을 풀어나갈 위기관리 능력이 떨어지고 총체적 위기관리(Total Risk Management) 운영시스템이 없다는 것이다.

각 분야별 또는 기관별 위기관리를 위한 매뉴얼은 어느정도 잘 갖춰져 있다. 그런데 이 매뉴얼에 따라 교육이나 훈련을 제대로 받은 적이 없고, 사고발생 전에는 모두 남 일이라고 방관한다는 게 안전불감증의 가장 큰 문제이다.

민방위 훈련 때도 훈련 지정부서 이외에는 지하실에서 10분간 서있다 나오는 것이 전부이고, 대피장소도 알지 못하는데 촌음을 다투는 시각에 긴급대처 한다는 것은 애당초 불가능했을 것으로 본다. 사회 각 분야가 유기적 체계를 갖추면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갈 때 정상적인 운영체계가 되고 이를 잘 관리할 안전전문가 양성과 교육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이제는 앞으로의 사고에 대처하기 위한 재난대응시스템 구축과 운용을 위한 예산편성, 예산집행의 효과를 높이는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하드웨어보다는 실질적인 소프트웨어 운영에 주력하고 부처 이기주의를 초월해야 한다. 세월호 선장의 대응능력을 보면서 사회지도자 덕목에도 위기관리의 사회적 책임을 포함해야 할 듯하다.

이제는 국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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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훈 정책사회부 부장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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