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안전에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기자수첩]안전에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김희정 기자
2014.05.27 05:01

"국가안전처는 (이미 방향이 정해졌으니) 놔두고 얘기해달라고 하더라. 안전은 그렇게 밀어붙이기 식으로 되는 게 아니다."

최근 정부 조직개편 관련 자문요청을 받았다는 모 대학 교수의 말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가 국가안전처 신설 방침을 정한 뒤 그 세부안에 대한 의견만 수렴하고 있다는 것.

정부는 세월호 침몰사고 13일만인 지난달 29일 국가안전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해경 해체와 안전행정부 기능축소, 해양수산부의 해양교통관제센터(VTS) 이관 등 국가안전처 신설에 따른 세부안이 만들어지는데 채 3주가 안 걸렸다.

합동수사본부의 최종 수사결과도 나오지 않고 재발 방지를 위한 사회적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와중에 정부의 '대책'이 쏟아지자 전문가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한 재난 관련 전문가는 "MB 정부 때부터 사회전반의 '안전 무드(mood)'가 상당히 약화됐던 게 지난해부터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며 "그렇다고 단기간에 밀어붙이기식으로 대책을 쏟아내면 (세월호) 사고수습 현장에선 정말 힘들어진다"고 말했다.

정부조직법상 부보다 하위조직인 처를 재난컨트롤 타워로 만들고 그 산하에 소방방재청을 비롯해 청을 두게되면 자칫 사문화된 조직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국가안전처의 정체성과 역할을 해석하는데 혼선이 일자 결국 정부는 사흘만인 지난 22일 국가안전처 장이 '특임장관'의 역할을 맡아야 한다고 명시했다.

하지만 우려는 여전히 남는다. 전문가들은 우리보다 앞서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은 나라들은 모두 대형 참사를 거치며 안전에 대한 상당한 공론화 수순을 밟았다고 말한다. 사회가 대형화, 집적화, 고도화 되면서 안전 이슈도 그만큼 복합화되기 때문에 필수적으로 정부 조직 체계의 정비 과정을 거치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번 기회에 기존시스템의 장단점을 가려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사회 각 분야별 논의를 거쳐 약화된 안전무드를 정상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안전은 몇 사람이 뚝딱해서 만들 구조가 아니다. 안전에도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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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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