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목고 합격 4200명 공통점 뽑아 봤더니…

특목고 합격 4200명 공통점 뽑아 봤더니…

정봄 기자
2014.12.17 06:01

[인터뷰] 박철우 메가스터디 초중등사업본부 본부장

박철우 메가스터디 초중등사업본부 본부장 /사진제공=메가스터디
박철우 메가스터디 초중등사업본부 본부장 /사진제공=메가스터디

21년간 자리를 고수해오던 수능조차 존폐의 갈림길에 설 정도로 교육분야는 격변의 흐름을 타고 있다. 많은 교육업체들 역시 혁신을 부르짖으며 거듭 변신을 꾀하는 중이다. 지난 8월메가스터디(12,350원 0%)가 박철우 본부장(40)을 초중등사업본부 본부장으로 영입한 것도 동일한 이유. 박 본부장 자체가 '혁신'의 아이콘이기 때문이다.

박 본부장은 아직 이러닝의 개념조차 잡히지 않았던 2002년에 에듀클럽을, 2007년에는 중등대상 온라인 교육사이트 하이퍼센트를 설립해 교육업체 선두그룹으로 모두 진입시켰다.

"자본금 5000만원 들고 에듀클럽을 만들었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당시에는 잘 모르고 시작한 것이었어요. 그냥 유명 강사 초빙해 동영상 찍고 홈페이지 만들어 올리면 되겠다 싶었어요. 첫 사무실은 허름한 창고였습니다."

창업에 대해 부모님의 반대가 극심했지만, 결과는 나쁘지 않았다. 오픈 한 달 만에 2만 여명의 회원을 모집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것. 당시 대세였던 비싼 학원비 대신 한 달에 몇 만원 돈으로 서울 대치동 유명강사의 강연을 들을 수 있다는 사실은 굉장한 장점이었다.

그렇게 키워낸 에듀클럽을 2004년 두산동아와 합병시키고 31살 최연소 두산동아 이사 직함을 달았다. 2009년에는 하이퍼센트를 들고 교원의 품으로 들어갔다. 경력으로 볼 때 박 본부장의 사업이력은 화려하기까지 하다. 한편으로는 자신이 만들어낸 교육사이트를 비싼 값에 타기업으로 팔아 넘겼다는 오명도 썼다. 올해 메가스터디 합류를 결정했을 때에도 비슷한 시선을 받았다.

"제가 엠베스트에 처음 들어왔을 때,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에 '박철우', 'M&A'라 뜨더라구요. 제 이력을 보면 그렇게 생각할 만도 하지만, 좌충우돌 초보 사업가의 속사정이 있었던 제 입장에서는 안타깝죠."

20대에 피땀으로 일궈낸 에듀클럽이 승승장구 하고 있었을 당시, 그는 재무 관리에 미숙했다. 사업은 잘 됐지만 직원 월급이 밀리는 비상 상황이 발생하자 그는 눈물을 머금고 안정된 울타리를 찾았다.

박 본부장은 "하이퍼센트 운영 당시에도 다 받아놓은 해외 투자가 서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갑자기 무산됐었다"며 "급작스러운 상황 속에서 1대 주주의 의지로 합병을 하게 됐다"고 회상했다.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 없이 다시 피눈물을 흘리며 결정한 선택이었다고.

이후에는 쉼표를 택했다. 대학원을 다니며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모색했다. 졸업이 다가오자 평소 친분이 있던 메가스터디 손성은 대표로부터 여러 번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 자신이 창업한 회사와 경쟁을 해야 한다는 게 마음에 걸렸지만, 고심 끝에 수락했다. 지난 시절 인연을 맺은 회사들에 최선을 다했고, 오히려 약자로서 떳떳했다. 무엇보다 자신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통해 '교육 기회의 균등'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초중등사업본부장으로 첫 출근 후 엠베스트 홈페이지 개편부터 서둘렀다.

"에듀클럽을 2002년 창업했을 때에도 엠베스트는 경쟁사였어요. 당시 조사해 놓은 엠베스트의 홈페이지 분석자료가 있었는데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홈페이지의 큰 포맷이 변한 게 없더라고요. 당장 뒤집어 엎기로 했죠."

그는 자사고, 특목고 입시에 주목했다. 특목고 입시를 위한 교육방안으로 지금까지는 내신 중심의 교육시스템이 주를 이뤘다. 박 본부장은 "특목고 합격 당락은 사실 학생부·면접에서 결정되는데 정작 온라인 사이트에서는 지금까지 대비를 못했다"며 "고액의 사설업체를 통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직원들에게 비교과 과목을 분석해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데이터를 구분해 지수화 하라고 지시했어요. 당장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이 나왔죠. 3개월 만에 사이트를 개편하고 비교과 과목 데이터를 분석해 활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했으니 그럴 만도 했죠."

박 본부장은 회사 내 풍부하게 축적된 특목∙자사고 합격생의 데이터를 토대로 계량화에 들어갔다. 독서량, 봉사활동 횟수 등의 정량적 데이터를 포함해 단순 교내 봉사활동이나 중앙박물관 외국어 통역봉사활동 등의 정성적 데이터까지 가중치를 일일이 매겨 점수화 시켰다.

"목표로 하는 학교의 진로 연관성이나 희망하는 직업과의 연관성 등도 꼼꼼히 따져서 학생부 평가∙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1학년 때 학생부를 입력하면 이미 특목고에 합격한 학생들과 비교해 어떤 활동을 채워야 하는지, 합격한 학생이 어떤 활동을 했고, 무슨 책을 읽었는지를 알려주는 거죠."

개편되는 엠베스트 홈페이지에는 비교과 영역 강의도 제공된다. 프라임특목반에 가입하면 월 12만5000원으로 국영수 강의는 물론, 진로진학 컨설팅까지 받을 수 있다. 진로진학 컨설팅 직원을 90명 정도로 보강했고, 학생부 전담 컨설팅은 10명의 강사가 일선에서 맡는다.

'프라임 시크릿존'이라는 개별화된 입시 분석자료도 내놓을 예정이다. 특목고별 모집요강 분석자료, 자기소개서 작성법, 학교별 입시전략, 파이널 면접 등을 모두 준비할 수 있는 강좌를 무료로 제공하며, 엠베스트 출신 특목고 합격생 4200여 명의 합격노하우가 담긴 핵심정보까지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특목고는 지원을 한 번밖에 못하기 때문에 지원 학생은 보통 자신이 희망하는 학교를 선택해야 하죠. 수시에 중점을 둔 학교가 있는가 하면, 정시를 주로 보는 학교가 있는데, 정시에 특화된 아이가 수시 중점 학교에 지원하면 그렇게 안타까울 수가 없어요. 고교 입시에 여전히 정보 비대칭성이 존재하고, 이걸 줄여나가는 게 우리의 역할이라고 봐요."

그는 "오프라인 입시컨설팅은 부르는 게 값"이라며 "저렴하고 전문화된 영역을 제공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전통적인 교과목 중심에서 진로 중심의 강의서비스로의 전환을 이뤄냈다"고 자부심을 나타냈다.

/사진제공=메가스터디
/사진제공=메가스터디

박 본부장은 사교육의 역할에 대한 고민의 끈도 이어가고 있다.

"한국 사람들은 교육에 대한 욕구가 유달리 강한데 사회인식이나 구조가 바뀌지 않은 상황에서 무작정 평준화만 강조하면 선의의 피해를 보는 이들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현실과 이상의 괴리랄까요. 그 괴리를 줄이려면 정보가 공평하게, 널리 알려져야 하고, 서민들도 누구나 접근할 수 있도록 경제적 부담이 적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 특목고가 명문대 진학의 조건으로 학부모들에게 인식되고 있고 선호도도 높은 상황에서 특정 계층과 특정 지역만 이를 향유하고 있는 것이 지금의 고교 입시 현실이라는 게 박 본부장의 진단이다. 그러면서 엠베스트의 이번 서비스 개편이 '공정한 출발'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그는 "특목고 입시전형이 대학의 학생부 종합전형과 거의 똑같다"며 "고3이 되어서야 뒤늦게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미리 특목고 입시를 준비해 보면 대학 수시에 대한 대비를 더 잘 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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